[일문일답] 윤영선 재정부 세제실장, "종부세는 지속 불가능한 세제"
"부동산 시장은 안정될 것"
윤영선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23일 "종합부동산세는 굉장히 가혹해 지속이 불가능한 세금"이라고 밝혔다.
윤 세제실장은 "통상 중산층이라 부를 수 있는 소득 4000만원~6000만원인 근로소득자의 보유세(종부세, 재산세, 부가세 포함) 부담이 소득의 46.23%로 조사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종부세의 과세기준 상향조정 및 세율 조정, 1세대 1주택자 고령자 세액공제 등을 담은 종부세 완화방안을 발표했다.
윤 세제실장은 "종부세는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라는 보편성 원칙에 배치된다"며 "극소수 납세자에 대해서만 과도한 세부담을 지우는 것은 보편성 원칙에 위배되며, 본래 의미의 보유세 강화에도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보유세는 지방정부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지방세가 원칙이나 보유세인 종부세를 국세로 운용해 수익자 부담 원칙에 위반되며, 보유세는 단일세율이 바람직하나, 최고세율이 3~4%인 급격한 누진세율체계로 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부는 9월중으로 차관, 국무회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의 종부세 완화 방안을 10월 2일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조세원칙까지 바꾸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 아니냐?
=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이 공무원의 역할이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어 정책이 바뀌었다면 이것을 서포트해 주는 것이 옳다. 조세원칙을 보는 시각이 다를 뿐이다. 지난 정부는 절대 금액만 증가하면 내야 한다는 차원, 이번 정부는 특정 소수를 타겟으로 하면 안 된다는 측면에서 보유세 강화를 해온 것이다.
□당초 재정부에서 종부세 과세기준이 상향조정되지 않는다고 했고, 양도세 거주요건 변경에 대해서도 국토부와 상의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바뀌게 됐다.
=종부세 과세기준 상향조정하는 것에 대해 당정협의에 따라 달라지게 된 것이며, 양도세 거주요건 강화 문제는 세제개편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는데 국토부 장관 협의 없이 발표해 (국토부에서) 유감을 표시한 적이 있어 다시 검토하게 된 것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전제로 종부세를 개편한 것인가?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설이 많은 것 같다. 양도세 부담이 높았는데 세금이 대폭 인하돼 가격이 안정세를 탈 가능성이 있고, 공공물도 많이 나오면 시장 수급이 안정될 수 있다.
□주택가격이 불안해지는 것이 아닌가?
= 강남 지역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데, 2010년부터 서울시의 경우 지역과 상관없이 학교를 선택하는 고교선택제가 시행되고 학군제가 폐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강남의 특정 학교를 가기 위해 강남으로 이사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있다.
=이번 종부세 개편은 조세원칙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세제를 정상화시키는 차원이다. 현재 주택분 종부세 납세자 중에서도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 중산층이 많이 있다.
□강남 3구에 혜택이 집중되는데...
=종부세 과세기준 상향조정에 따른 과세인원 감소비율이 강남 3구보다 서울, 경기, 인천이 더 크다. 강남 3구는 44%인 반면, 서울 전체, 경기, 인천은 각각 54%, 67%, 75% 수준이다.
□고령자 세액공제에 따른 혜택은 어느 정도인가?
= 고령자는 대체로 장기보유자이고, 은퇴한 저소득자인 경우가 많아 별도의 소득요건을 둘 실익이 크지 않다. 1세대 1주택 고령자 인원은 4만 세대이며, 세금감면 규모는 76억원 이다.
□종부세 개정을 통해서 남는 세수는 얼마인가?
=금년에는 3조4000억원, 내년에도 과표적용률이 동결돼 3조4000억원정도 예상됐는데, 2010년까지 2조2300억원이 줄어들어 약 1조1000억원 정도가 남고, 남은 세수는 지방교부세로 사용될 것이다.
□시가,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 등 부동산 정책 기준이 복잡한 세제를 만들었다.
=취득세, 등록세는 시가로 가는 것이고, 종부세, 도시계획세 등은 공정시장가액으로 바뀌어 시가와 공정시장가액 두 가지로 운영된다. 공시가격은 개발부담금을 부담하는 등의 역할을 하며, 공정시장가액의 기본이 되는 역할을 한다. 부동산 가격이 크게 변할 때 공시가격의 80%인 공정시장가액을 탄력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종부세가 재산세로 전환되면, 지방으로 내려가는 종부세가 사라지는 데, 자치단체간 균형 재원에 대한 보전책은 없는가?
= 종부세 세원이 지방교부세를 통해 균형 재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의 제도가 정당한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고쳐지는 것이다. 불합리한 제도 속에서 지급 받은 재원 원칙은 유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종부세가 개편돼도 일정 세율은 남으며, 종부세가 재산세로 통합될 경우 시군구 세목인 재산세를 조정할 것이다.
□금년 말 헌법재판소의 세대별 합산 위헌 판결에 따른 조치는?
=관련 헌법소원이 현재 계류 중이므로 헌재 결정에 따라 처리할 것이다.
□LTV, DTI 정책은 변하지 않는 것인가?
= LTV, DTI 기준 금액 상향 여부는 금융정책으로 1차적으로 소관부처인 금융위원회에서 판단할 사항이다. 미국의 금융시장 불안 등 시장상황, 주택에 대한 부실 대출 규제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