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부경찰서, '증거불충분'…무혐의 처분
9월25일 소청심사 예정‥"과도한 처사" 비판 목소리
한상률 前국세청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국세청 내부 인트라넷에 게재했다가 파면을 당한 뒤 명예훼손으로 고발까지 당한 국세청 직원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림에 따라 그 동안 잠잠했던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24일 광주남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광주지방국세청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된 前나주세무서 직원 김동일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경찰은 무혐의 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검찰도 조만간 이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김 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배경은 명예훼손의 당사자인 한상률 前국세청장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어 피해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진술 등을 확보할 수 없었고, 불특정 다수에 대한 피해 상황 또한 모호해 처벌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
경찰이 김 씨의 명예훼손 사실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행정안전부 소청심사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지난 7월, 광주국세청 징계위원회로부터 파면결정을 받은 직후 행정안전부에 파면처분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제기했다.
김 씨에 대한 행정안전부 소청심사는 오는 9월25일 개최가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청심사위원회가 김 씨의 손을 들어줄 경우 김 씨는 적절한 절차를 거쳐 국세청으로 복직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소청심사위원회가 국세청의 처분이 잘못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될 경우 행정소송 등 법정소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씨는 현재 대규모 변호인단의 지원아래 소청심사 이후의 단계(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경찰이 김 씨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민주노동당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김 씨에 대한 처벌 자체가 애초부터 과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24일 이와 관련한 논평을 내고 "참으로 다행스럽고 또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한 뒤 "국세청의 김 씨에 대한 파면과 고발 조치는 직원들의 비판여론을 잠재우고 입에 재갈을 물리는 직권남용이었다"고 지적했다.
민노당은 이어 "김 씨에 대해 무혐의가 결정된 만큼 국세청이 나서서 김 씨에게 사과하고 파면조치 또한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