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제개편 세수증대 10.5조 아닌 5.3조"‥"국민 속여"
"부자감세 재원확보에 급급해 무리한 증세 추진"
25일 정부가 고소득층·전문직의 과표양성화 등을 강화해 내년부터 3년간 약 10조5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하는 내용의 2009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으나 야당에서는 "민생을 외면한 세제개편"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단행된 감세위주의 세제개편에 대해 '부자감세'라고 비난했던 민주당은 1년뒤 발표된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는 "부자감세에 따른 세수부족재원을 확보하기에 급급한 세제개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민생안정·미래도약을 위한 세제개편'이라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5년간 90조원이 넘는 부자감세에 따른 세수부족 재원을 메우기 위한 '중산층 증세 개편안'"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특히 이번 세제개편안이 "세금을 내지 않는 서민에 대한 명목상의 지원과 필요에 따라 수시로 정책을 바꾸는 조세정책의 실효성과 일관성이 결여된 세제개편안"이라며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 인하계획을 철회하지 않는 등 부자감세기조를 유지한 반서민적 세제개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이번 세제개편안의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금융기관이 수령하는 채권이자소득에 대한 법인세 원천징수제도의 부활, 에어컨·냉장고·TV·드럼세탁기 등에 대한 5% 개별소비세 부과,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 부동산 양도소득에 대한 예정신고 세액공제 폐지 등에 대해서는 "부자감세로 인한 내년도 세수부족액 23조원을 메우기 위한 무리한 증세"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민생본부장 이용섭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금융기관이 지급받는 이자는 본업인 금융업의 사업소득이므로 국제기준 및 납세절차 간소화 차원에서 2008년 6월 폐지된 제도인데, 내년도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니 다시 부활시켰다"며 "전형적인 행정편의적 사고로 국민을 속이는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전반적인 소득공제 축소에 대해서도 "소득공제 축소보다는 카드가맹점수수료 부담이 적은 직불카드 또는 체크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는 적어도 현행수준을 유지해 이 사용을 활성화해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관성과 실효성 없는 정책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미 국회를 통과한 교통세 폐지안을 시행도 해보지 않고 3년후로 연기하고, 교통세 폐지를 전제로 국회를 통과한 법률들도 정부임의대로 개정전으로 환원하는 것은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무주택 세대주 근로자에 대한 주택월세비용 소득공제는 연간 공제한도액이 300만원으로 혜택이 제한적이고, 전세보증금을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해 월세와의 형평성을 상실했다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연구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율도 현행 3∼6%에서 20, 25%로 인상하면서 일부 대기업에게 과도한 지원혜택이 부여될 것을 우려했다. 녹색예금에 대한 이자소득 비과세정책은 과도한 지원인데다 실제 녹색프로젝트에 투입된 자금내역도 확인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이번 세제개편으로 기대하는 세수증대효과도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2년까지 10조5000억원의 세수증대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정부가 추정하는 세제개편안에 따른 내년도 세수증대 7조7000억원 중 1년 앞당겨 나타나는 법인세 세수증가 5조2000억원을 차감하면 실제 내년도 세수증대효과는 2조5000억원에 불과하며 2012년까지도 5조300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부자감세로 인한 5년간 90조원의 국세수입 감소에 따른 지방교부세 등 지방재원이 5년간 45조원 감소될 전망이지만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 도입 등 일부 국세의 지방이전 및 지방세입 확보대책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부자감세와 무리한 재정지출 확대로 재정수지 적자와 국채규모가 사상최대로, 재정건전성이 급속히 악화돼 있다"며 "내년 역시 세입기반의 항구적 잠식과 금년도 마이너스 성장으로 세입여건이 매우 여러운 상황임에도 (이번 세제개편에서)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증세노력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