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캐나다 외교관에 비자 요구 검토"
캐나다의 체코 '차별'에 '비자전쟁' 전운
유럽연합(EU)이 캐나다 외교관은 27개 회원국에 입국할 때 반드시 비자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EU-캐나다 간 '비자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자크 바로 EU 사법담당 집행위원은 21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사법·내무이사회(내무장관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체코 국민이 캐나다에 입국할 때 반드시 비자를 받아야 하는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캐나다 정부는 멕시코와 체코에서 몰려드는 입국자를 제한할 목적으로 지난 7월 돌연 이들 2개국 국민이 캐나다에 입국할 때 반드시 비자를 받도록 했다.
사태 직후 체코 정부는 EU 차원의 보복 조치를 요구했으나 아직 가시적인 대응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바로 집행위원은 "이 문제는 체코에 국한하는 게 아니라 EU 전체와 연관된 것으로 우리 공동체의 한 회원국 국민에게만 비자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지도 않고 적정하지도 않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27개 회원국 모두 지지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이라고 전제하고 역내로 들어오는 캐나다 외교관에게 비자를 요구하는 보복 조치도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로 집행위원은 보복 조치에 앞서 우선 비자를 발급받으려 오스트리아 빈까지 가야 하는 체코 국민의 편의를 위해 캐나다 정부가 프라하에 비자 발급처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EU가 제3국에 대해 특정한 보복 조처를 하려면 회원국이 공식적으로 승인해야 한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날 사법·내무이사회에서 여러 국가가 집행위의 보복 조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사회 순번의장국을 맡은 스웨덴은 외교관 비자 의무화와 같은 보복 조치가 자칫 EU-캐나다 외교 분쟁으로 비화할 것을 우려, 강경 일변도 대응책에 '숨 고르기'를 주문했다.
토비아스 빌스트롬 스웨덴 이민·난민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당사자에게 매우 불행한 상황이 될 것이므로 우리는 어떤 형태의 비자전쟁도 피하고자 한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