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율 내려도 휘발유·경유가격 되레 상승
가격대비 세금비중 30~40%대로 하락
재정부 "유류세 인하 계획 없다"
지난해 3월 정부가 고유가 대책의 일환으로 유류세를 10% 내린 이후, 2조원 가량의 세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휘발유와 경유가격은 유류세 인하조치 이전보다 오히려 가격이 상승해 실제 소비자가 체감한 가격인하 효과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기획재정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개별소비세, 교육세, 주행세를 합친 유류세의 총 세수는 18조7495억원으로 2007년 20조7599억원보다 2조104억원(9.7%) 감소했다.
유류세수는 지난 2001년부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8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해 3월 이명박 정부가 당초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유류세 10% 인하를 시행하면서 관련 부가세(Sur-tax) 등 세수가 연쇄적으로 감소했기 때문.
특히 50%대를 육박하던 유류 가격대비 세금비중도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692원, 유류세는 683원으로 가격대비 40%를 기록했고, 경유는 리터당 1614원 중 30%인 484원이 유류세였다.
지난 2007년에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대비 세금비중이 각각 49%, 40%였으나, 유류가격 상승과 세율 인하조치로 인해 9%p, 10%p씩 낮아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유류세수가 줄어든 것은 세율 10% 인하의 영향이 가장 크다"며 "리터당 세금이 정해져 있는 종량세 구조에서 세율은 내리고 소비자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세금비중은 더욱 낮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휘발유·경유 가격대비 세금비중은 각각 19위로, 조사대상 22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을 형성했다고 재정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조치를 통해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인하효과는 극히 적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0일 유류세를 인하한 후, 휘발유와 경유는 약 일주일간 가격이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 추세로 반전했다. 경유는 세율 인하 후 10일, 휘발유는 40일 후 각각 세율 인하 전보다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
재정부는 "지난해 시행한 유류세 10% 인하로 인한 세수감소 효과는 컸던 반면, 국민들이 느끼는 소비자가격 인하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현재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유류세를 추가 인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