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6개월만에 4859억 차익‥직원 1인당 2700만원
KB 40일만에 1383억원 차익‥직원 1인당 530만원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작년 하반기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해 염가(매우 싼 가격)로 발행했던 우리사주 주식 매입을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이를 두고 위기 극복을 위해 임직원이 힘을 모아 자본을 늘린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주식 발행가가 헐값이기 때문에 향후 수익이 보장되는 점을 생각할 때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은행원들이 급여를 5~6%씩 삭감했다는 발표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13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신한금융과 KB금융 임직원들이 시중은행 유동성 위기설로 주가가 폭락했던 시절, 염가로 발행했던 우리사주 주식을 매입해 각각 6개월만에 4859억원, 40일만에 1383억원의 차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우리사주는 직원의 복지향상 등을 위해 직원이 자기회사의 주식을 취득, 보유하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신 의원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3월 25일 유상증자를 통해 전체 7800만주 중 20%인 1560만주를 1주당 1만6800원(당시 종가 2만7000원)에 우리사주로 배정했고, 직원 1인당 평균 888주를 배정받았다.
이를 12일 종가기준(1주당 4만7950원)으로 계산하면, 1주당 차익은 3만1150원이고, 직원 1인당 약 27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KB금융도 9월 4일 유상증자를 실시, 전체 3000만주 중 20%인 600만주를 1주당 3만7250원(당시 종가 5만5800원)에 우리사주로 배정했고, 직원 1인당 평균 230주를 배정받았다. 12일 종가기준(1주당 6만300원)으로 계산했을 때 1주당 차익 2만3050원에 달해 1인당 약 530만원 정도의 차익을 거두게 됐다.
신 의원은 "신한금융, KB금융은 당장 현금이 없는 직원들을 위해 우리사주 배정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저리 대출도 연결해줬다"며 "신한금융은 7300명에게 5.42%로 933억원을, KB금융은 1만1000명에게 5.32%로 1015억원을 대출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주식발행가가 헐값이어서 받기만 하면 수익이 보장된다는 생각해 임직원 대부분이 빚을 내가며 청약에 몰린 결과 경쟁률 과다로 결국 직급별 한도로 일괄 배정해야만 했던 실상을 감안하면 미담 사례로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 의원은 "시중은행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실물경제가 어려움에 처했던 점과 은행의 묻지마식 펀드 판매로 인해 재산 손실을 본 국민이 부지기수인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우리사주 발행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