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은행의 주주자본주의식 금융이 가장 큰 문제"
SC제일은행, 외환은행 등 외국계은행이 수익성 추구에만 몰두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대출을 줄여달라는 금융감독당국의 요청을 무시하는 등 MOU를 상습 위반해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13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 외환은행이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공익성은 도외시한 채 개별 이익에만 급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SC제일은행은 감독당국의 자제요청에도 불구하고, 손쉽고 안전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 영업을 집중해왔다고 덧붙였다.
8월말 현재 전체 대출 잔액 중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시중은행 중 SC제일은행이 72.4%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국민은행(56.3%), 씨티은행(56.1%), 하나은행(53.1%), 신한은행(48.1%), 우리은행(42.0%), 외환은행(40.7%)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 의원은 "정부가 은행들의 대외채무 지급보증을 해주면서 체결한 MOU이행실적 점검결과를 보면 중소기업 대출 의무비율을 제대로 행하지 않는 등 SC제일은행, 외환은행이 가장 많은 위반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에서 '주의 촉구'공문만 여러 번 보냈는데, 이는 솜방망이 수준의 제재"라며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예전과 같은 '관치금융'이 아닌 '주주자본주의 금융'"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금융위기로 인해 국민의 혈세로 마련되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으면서도 은행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을 무시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태도"라며 "외국계 은행의 잇속만 챙기는 행태에 불이익을 주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C제일은행, 외환은행, 국민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 등 5개~10개 은행들이 상습적으로 정부와의 MOU를 위반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MOU 상습 위반에도 현재로서는 별다른 제재조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