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근무성적 하위 5% 퇴출제' 유명무실
한국은행은 2007년부터 234개 직책을 대상으로 임기 2년의 개방형 직책을 공개모집하고 있지만, 지난 3여년간 4명밖에 채용하지 않아 채용률이 고작 1.7%밖에 안 됐다.
또한 지난 2006년부터 방만경영을 방지하기 위해 근무성적이 안 좋은 직원들을 퇴출하는 '근무성적 하위 5% 퇴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가동된 적이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나라당 정양석 의원은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은 국정감사에서 "지난 2007년부터 공직사회의 구조혁신과 개방화에 따라 한은도 개방형 직책 234개를 두고 공개모집을 하고 있지만, 올해 현재까지 고작 4명밖에 채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원장, 실장, 팀장급 총 4명의 외부인원을 충원했지만, 이 중 1명은 1985년에 퇴직한 전직 한은 행원(6급)이었다"며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한은이 순혈주의가 강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국·실장(국소속실·국직속실장, 기획조사실장, 국외사무소장 및 주재원 포함) 63개와 팀장 171개 등 전체 234개 직책을 개방형으로 두고 있으며, 2007년에는 6개 직책을 공개 모집해 3명을 채용했고, 올해는 4개 직책을 공개모집해 1명을 채용했다.
이와 함께 정 의원은 "한은이 지난 2006년 감사원으로부터 경영상태가 방만하다는 지적을 받고, '근무성적 하위 5% 퇴출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 제도로 인해 실제로 퇴출된 직원이 전무해 좀 더 현실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근무성적 하위 5% 퇴출제'는 2007년부터 연 2회 근무성적 평가를 실시해 근무성적이 3회 연속 하위 5%를 받을 경우 인사상담을, 5회 연속 하위 5%를 받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제도이다. 그러나 통계학적으로 한 사람이 5회 연속해 하위 5%에 들어갈 확률은 약 320만분의 1이라는 게 정 의원의 설명이다.
실제 200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930명 직원들을 대상으로 5번의 근무성적 평가를 실시한 결과 3회 연속 하위5%를 받은 직원은 18명이었고, 4회 연속 4명, 5회 연속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아울러 정 의원은 "팀장, 국실장 등 관리자급 간부에 대해서도 상향평가(부하직원들의 평가)를 실시해 4회 연속 80점 미만인 간부는 보직에서 퇴출하도록 돼 있으나, 퇴출 대상은 한 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