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충당금 대폭 감소로 稅부담 늘어…이익잉여금 처리 모색
잉여금으로 처리된 대손충당금의 손금산입 처리도 검토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되면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이 달라져 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은 대손충당금이 대폭 줄어들게 되고, 그동안 쌓아놨던 대손충당금 상당부분을 자본에 환입해야 하기 때문에 세금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 및 은행, 보험업계는 기획재정부와 국제회계기준으로 늘어나는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기존회계기준(K-GAAP)에서는 대출채권의 일정률이나 금감원에서 정한 최저적립액 중 큰 금액을 대손상각비로 계상,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해왔는데 국제회계기준에서는 대손사유가 발생한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에만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돼 있다.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은행, 보험사들은 지금까지 쌓아놨던 대손충당금의 상당부분을 자본에 환입해야 하고, 환입된 금액이 익금산입(세법상 이익)으로 처리돼 세금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이와 관련 환입된 대손충당금을 손금산입(세법상 비용)으로 처리, 세금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한 금융당국 및 업계에서는 손금산입을 전제로 환입된 대손충당금을 '대손준비금'(법정적립금)이라는 이익잉여금으로 처리해 사내에 유보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아울러 대손충당금이 국제회계기준으로 인해 금융당국에서 규정한 대손충당금 최저적립액보다 줄어들 경우 해당 차액을 같은 방식으로 이익잉여금으로 처리하고, 이 부분을 손금산입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 대손충당금 왜 줄어들게 되나?=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은행, 보험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이 달라져 대손충당금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회계기준은 경험손실(예상손실)과 금융감독당국의 자산관리감독규정(최저적립액 기준) 중 큰 금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지만, 국제회계기준은 발생손실을 기준으로 결산일 현재 미상환액으로 확정됐거나 확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우에만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할 수 있다.
예컨대 기존회계기준에서는 정상적인 대출채권에 대해서도 최소한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왔는데,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손상사건이 발생한 채권에 대해서만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또한 보험사들의 경우 기존회계기준은 천재지변 등 미래위험에 대비해 쌓아놓는 비상위험준비금을 인정해왔으나, 국제회계기준은 비상위험준비금을 아예 인정하지 않아 비상위험준비금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 환입된 대손충당금, 이익잉여금 처리=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대손충당금이 줄어들게 되면, 그동안에 쌓아놨던 대손충당금의 상당부분을 자본에 환입해야 한다.
금감원과 관련업계에서는 자본에 환입된 대손충당금이 배당 등 회사 외부로 유출돼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익잉여금 내 법정적립금으로 '대손준비금'을 신설, 처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대손충당금 환입은 회계상으로 일종의 이익이 발생한 것인데, 이를 법정적립금으로 처리하면 이익이 난 부분이 회사내에 유보돼 사용에 제한을 받게 된다.
또 국제회계기준으로 적립한 대손충당금이 금감원에서 정한 감독규정보다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 감독규정과 국제회계기준간 대손충당금 차액을 같은 방식으로 이익잉여금으로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예컨대 감독규정상 대손충당금 최저적립액이 5억원인데 국제회계기준으로 적립한 대손충당금이 3억원이라면 2억원의 차액을 대손준비금이라는 이익잉여금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회사의 대손충당금에 대해 현재의 감독규정을 유지하면서도 국제회계기준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대폭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보험사들의 비상위험준비금도 자본에 환입, 이익잉여금으로 처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 자본에 환입된 대손충당금‥'손금산입' 검토=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돼 그동안 쌓아놨던 대손충당금의 상당부분이 자본에 환입되면 환입된 대손충당금이 익금산입으로 처리돼 세금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금감원과 관련업계는 환입된 대손충당금을 손금산입하는 방안을 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금감원은 환입된 대손충당금을 손금산입하는 것을 전제로 이익잉여금내 법정적립금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세법에서는 대손충당금이 결산조정사항이기 때문에 손익계산서에 비용(대손상각비)으로 계상한 뒤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했을 경우에만 손금산입을 하도록 돼 있어 자본항목(이익잉여금)으로 처리되면 손금으로 인정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환입된 대손충당금을 손금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결산조정사항을 신고조정사항으로 변경해야 하는 것.
재정부 관계자는 "현행 세법에서는 비용으로 계상한 경우 한도내에서 손금을 인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를 신고조정사항으로 변경해달라는 요구가 있다"며 "아직 검토단계"라고 밝혔다.
한편 보험사들의 비상위험준비금도 결산조정사항을 신고조정사항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검토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