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원투명성 확보와 공평과세라는 공익이 더 커"
복식부기 의무자에게 사업용계좌의 사용을 의무화하고, 사업용계좌의 개설·신고 의무를 부과하도록 한 구 소득세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이 같은 내용의 구 소득세법(2007년 12월 31일 개정 이전) 제160조의 5 제1, 3항의 본문이 직업수행의 자유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며 하모 변호사 등 8명의 변호사들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사건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고 31일 밝혔다.
간편장부와는 달리 모든 거래를 조직적으로 장부에 기록하도록 하는 복식부기 의무자에 대해서는 세원 투명성 확보를 위해 세법에 따라 반드시 사업용계좌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변호사사무소를 개설, 운영하고 있는 하 변호사 등도 소득세법에 따른 복식부기 의무자이지만 이들은 이 법 조항이 법률사무소 규모나 운영방식에 상관없이 과세당국에 사전 신고한 사업용계좌만으로 모든 업무 관련 금융거래를 하도록 강제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하 변호사 등은 사업용계좌를 통해 소득과 재산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쉽게 공개되며, 구체적인 수임사건수 등 영업상의 비밀도 파악될 우려가 있다며,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의 침해와 함께 재산의 사용·수익·처분방법을 재한하는 등 재산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복식부기 의무자에 대한 사업용계좌 의무는) 세원의 투명성 확보를 통한 공평과세의 실현이라는 조세법의 기본원칙을 달성하기 위해 과세당국이 과세사업자의 금융거래 내역 등 실물자료를 대조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며, 그 방법 또한 효과적이고 적합하다"고 밝혔다.
또한 "복식부기 의무자에게 사업상 거래에 사업용계좌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을 뿐 다른 특별한 부담을 지우지 않고 있으며, 사업용계좌 미사용가산세 부과도 과도한 제재조치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 법률조항으로 인해 얻게 될 세원의 투명성 확보를 통한 공평과세의 실현이라는 공익은 이로 인해 사업상거래와 그 외거래를 구별해 계좌를 사용해야하는 복식부기 의무자의 부담과 불이익에 비해 크다"며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