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앞둔 택시LPG 유류세 면제-논란 실체는?

택시업계…"면제 일몰되면 거리시위 불사"

택시 운송에 사용되는 LPG에 대한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면제(이하 유류세 면제)가 오는 4월 말 종료되는 가운데 택시업계를 중심으로 일몰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고 있어 일몰 연장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국개인택시연합회, 법인택시연합회 등 4개 단체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및 여야 대표 면담을 신청하는 등 일몰 연장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제도가 폐지될 경우 거리시위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유류세 면제는 2008년 5월 LPG 가격이 30% 가량 인상하면서 도입된 제도.

택시 유류세 면제는 6월 말 종료되는 유가보조금과 연관돼 유가보조금 일몰 여부에 따라 연장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보조금은 화물차, 택시 운송사업자, 노선버스,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2001년 6월 이후 유류세 인상분을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로 일몰 연장을 거듭하면서 10여년간 시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재정부는 택시 유류세 면제제도를 폐지해도 유가보조금이 지원되고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재정부와 국토부는 아직까지 유가보조금 연장에 대해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보조금 연장은 국토부의 유가보조금 지급지침을 개정하면 되지만, 재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택시 유류세 면제 연장 여부는 사실상 국회의 손에 달려있다.

유류세 면제를 연장하려면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의원입법으로 일몰을 연장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일몰 연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유가보조금은 정부가, 택시 유류세 면제는 국회가 각각 결정하게 되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표심'를 의식한 국회가 정부에 유가보조금을 연장하라는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가보조금과 택시 유류세 면제가 모두 연장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정부가 향후 이산화탄소(CO₂)를 감축하는 저탄소 정책 등을 추진하는 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택시 유류세 일몰종료-'23원'의 전쟁= 택시 운송에 사용되는 LPG에는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와 교육세(개소세액의 15%) 및 석유판매부과금 등의 유류세(부가가치세 제외)가 부과되고 있는데, 현재 택시사업자가 LPG를 주유할 때 내야 하는 유류세는 '0원'이다.

택시사업자가 유류구매전용카드로 LPG를 주유하면 국세청이 카드사를 통해 개소세와 교육세를 지원하고 있으며, 국토부는 유가보조금으로 석유판매부과금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

국세청은 개소세와 교육세로 리터당 184.94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토부가 지원하는 석유판매부과금 지원액을 합쳐 택시사업자는 LPG에 대한 유류세를  리터당 221.36원, 전액 지원받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택시 유류세 면제가 4월 말에 종료되면 택시사업자에게 지원되는 유류세는 198.01원으로 줄어든다.

택시사업자에 대해 2001년 6월 당시 LPG 가격, 즉 리터당 23.35원보다 인상된 가격에 대해 100% 보조금 형태로 지원되는 유가보조금으로 리터당 198.01원이 지원되고(2001년 6월 이후 인상분 전액) 나머지 23.35원은 택시사업자가 부담하게 된다.  

즉, 택시 유류세 면제가 종료되면 택시사업자의 유류세는 리터당 23.35원이 추가로 늘어나는 수준.

재정부에 따르면 택시 유류세 면제가 폐지되더라도 유가보조금 제도가 있기 때문에 택시에 대한 지원액은 개인택시의 경우 일일 평균 약 800원, 회사택시(1인 2교대 기준)의 경우 1600원 정도 감소하는 것에 불과하다.

다만, 이런 상황은 6월 말 종료 예정인 유가보조금 제도가 연장될 경우를 전제로 한다.

유가보조금 제도가 6월 말에 일몰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지게 되지만, 지난 10년간 매년 일몰을 연장해 온 제도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종료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오히려 유가보조금과 택시 유류세 면제제도가 함께 연장되느냐, 유가보조금 연장을 전제로 택시 유류세 면제제도를 폐지하느냐를 고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재정부 "'택시'만 지원? 형평성 우려"‥'지방선거' 눈치보는 국회= 택시 유류세 면제제도를 일몰할 것인지 여부는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과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각각 2014년 4월 말, 2013년 4월 말까지 일몰을 연장하는 조특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인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국회에서 일몰종료를 주장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러나 재정부는 택시 유류세 면제제도 외에도 택시업계에 지원되는 비과세·감면제도가 여러 개이기 때문에 연장 여부를 결정할 때 타 운송사업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택시업계에는 유류세 면제제도를 비롯해 유가보조금은 물론, 회사택시 부가가치세 납부세액 90% 경감(2011년 일몰) 및 택시 구입시 조건부 유류세 면제(일몰 없음) 등의 혜택이 부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택시업계만 지원하는 유류세 면제를 연장할 경우 버스, 화물차 등 경쟁 운수업계와의 과세불형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택시 유류세 면제제도와 유가보조금 연장은 정부가 CO₂소비를 줄이는 저탄소 정책을 추진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면제와 유가보조금제도는 CO₂를 발생하는 유류에 대한 사용금액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

반면, 국회는 6월 지방선거라는 정치이벤트 앞두고 있기 때문에 '표심'을 의식해 결정권을 갖고 있는 택시 유류세 면제는 물론, 유가보조금을 동시에 연장하는 방안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절차적인 측면에서 유가보조금 연장여부는 재정부와 국토부가 결정할 일이지만, 어려운 서민층을 지원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유가보조금을 연장해야 한다며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택시업계 "유류세 면제 폐지되면 '거리시위'도 불사"= 택시 유류세 면제 또는 유가보조금에 대한 정부나 국회의 명확한 입장이 제시되지 않았지만, 택시업계는 벌써부터 여러 단체가 연맹을 구성해 재정부 장관 및 여야 대표 면담을 신청하는 등 제도 연장에 대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택시 유류세 면제제도가 예정대로 종료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거리시위도 불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국개인택시연합회 관계자는 "제도가 폐지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며 "그러나 유류세 면제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직접적으로 거리로 나설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현행 유가보조금 제도 자체도 매년 일몰이 연장되고는 있지만, 언제든지 일몰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법적으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유가보조금 일몰이 매년 갱신되고, 보조금 비율도 처음에는 (유류세 인상분의) 70%에서 지난해부터 100%로 지원될 만큼 유동성이 크다"며 "언제든지 일몰되거나 보조금 비율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법으로 면세해줄 수 있는 확실한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