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4시경,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역삼성당 주변에는 성당으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서있었습니다. 한 시간 뒤 오후 5시, 성당에서 열리는 아주 특별한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한 하객들이 몰고 온 차량들이었습니다.
아주 특별한 결혼식, 맞습니다. 전군표 前국세청장의 장남의 결혼식이었습니다.
연예인 커플의 결혼식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젊은이들의 결혼식이라는 측면에서 특별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다만 이날의 혼주(婚主)가 아직은 자유인의 신분을 얻지 못한 전직 국세청장이라는 미묘한 상황 때문에 부득불 '특별한'이라는 의미를 붙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날 결혼식은 여느 결혼식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외출을 나온 전 前국세청장은 시종일관 축하인사를 건네는 하객들을 환한 미소로 맞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하루만큼은 前 국세청장 전군표, 혼주 전군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식장에서 만난 전 前국세청장은 상당히 건강해 보였습니다. 축하인사를 전하는 기자에게 "와줘서 고마운데...기사는 쓰지 말아달라"는 가벼운 농담까지 건네는 등 여유로움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결혼식은 수많은 하객들로 북적였습니다.
일일이 이름을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수의 선· 후배 국세공무원들이 참석, 축하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국세동우회' 모임이 열린 것 아니냐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죠.
백용호 국세청장도 화려하지 않은 작은 축하화분을 보내 마음을 전했습니다. 백 국세청장이 보낸 수수한 축하화분은 성당 정문에 놓여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