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는 국가공동체의 존립 유지를 위하여 필수불가결한 것이므로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은 조세를 성실하게 납부해야 한다. 또한 과세관청도 국민의 재산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적법하게 과세해야 한다.
이와 같이 국민은 세법의 규정에 따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정부는 적법하게 과세를 함으로써 납세자와 과세관청 간에 조세분쟁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조세의 부과대상인 경제적 현상은 천차만별이고 생성 변화가 매우 심하기 때문에 조세법의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모든 사항을 법령에 빠짐없이 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어떠한 사실이 과세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또는 세법의 해석 적용에 있어 납세자와 과세관청 간에 이견이 있고 그로 인해 조세분쟁이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세금부과에 이의가 있는 납세자는 최종적으로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들은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먼저 행정기관의 심사를 거치도록 하는 행정심판 전치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세 부과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국세청의 심사청구 또는 조세심판원의 심판청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국세심사청구에서는 과세처분이 적법한지 여부를 과세관청인 국세청이 심의 결정한다. 따라서 국민들은 국세청의 결정이 과연 공정하게 이루어지는지 또는 국고주의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국세불복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을 보다 공정하게 함과 아울러 그 결정절차를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바, 이를 위해 국세청은 다음과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첫째, 심사청구에 대한 심의를 담당하는 국세심사위원회의 구성시 민간위원이 내부위원보다 1명 더 많게 하고 있다.
둘째, 심리자료 사전열람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심리자료 사전열람제도는, 국세심사위원회에서 사건을 심의하기 전에, 청구인의 주장과 처분청의 주장을 기재한 심의자료를 청구인과 처분청에게 송부하여 각자의 주장이 심의자료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확인 후 추가적으로 제출할 주장이나 입증자료가 있으면 추가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통해 청구인은 국세청이 청구인의 주장을 심의자료에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여부를 감시할 수 있고 자기의 주장이 심의자료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할 수 있다.
셋째, 청구인 의견진술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청구인 의견진술제도는 청구인이 국세심사위원회에 출석해 심사위원들에게 자기의 의견을 직접 진술하는 제도이다. 청구인이 이 제도를 이용하면 자기의 의견을 심사위원들에게 보다 잘 전달할 수 있다.
또한 국세청은 청구인들의 입증부담을 덜어주고 실질적인 권리 구제를 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첫째, 현장확인 청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현장확인 청구제도는 청구인이 심리담당공무원에게 사업장, 과세물건 소재지 등에 출장해 과세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직접 조사 확인해 줄 것을 청구하는 제도이다.
둘째, 금융증빙 등 조회 청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금융증빙 등 조회 청구제도는 사실관계 판단에 필요하기는 하지만 청구인이 직접 수집 제출하기 어려운 금융증빙, 관공서 보관 증빙 등을 심리담당공무원이 조회해 이를 심사결정에 반영해 줄 것을 청구하는 제도이다.
위와 같이 국세청은 국세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납세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이를 이용하지 않으면 그 존재의의가 없다. 아무쪼록 과세처분에 이의가 있는 납세자들은 위와 같은 제도를 적극 활용해 억울한 세금을 부담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바란다.
국세청 차장 이 현 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