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사실 알리지 않은 과실 인정돼"
서울고법 민사24부(조경란 부장판사)는 유진투자증권이 국민은행과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민은행과 예탁원은 연대하여 3억4천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유진투자증권이 무기명 양도성예금증서(CD)의 발행여부를 국민은행에 확인했을 때 은행은 발행사실만 알려주고 분실신고가 접수된 사실은 알려주지 않았다"며 "국민은행은 유진투자증권이 분실신고 사실을 알지 못해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 "예탁원은 예금증서가 사고신고 됐다는 정보를 수집 또는 발견했음에도 실수로 전산입력을 잘못해 정보통신망에 공표하거나 통지하지 못했다"며 "예탁원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은 예금증서의 사고사실 여부를 주의깊게 확인할 1차적 책임이 있는데 두장의 예금증서 중 한장의 발행여부만 확인하고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 제반사정을 감안하면 국민은행과 예탁원의 책임 비율은 60%로 제한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2008년 3월 윤 모 씨로부터 만기지급액이 2억8천여만원인 양도성예금증서 두장의 입고를 요청받고 예탁원에 맡기기 전에 발행처로 기재된 국민은행에 발행여부를 확인했는데, 은행직원은 발행사실만 알려주고 원소유자의 분실신고가 접수된 사실은 알려주지 않았다.
다음달 원소유자의 요청에 의해 이 예금증서의 사고사실이 일간지 등에 공시최고됐는데 예탁원 직원이 전산망에 증권번호를 잘못 입력해 예탁자 통신시스템 등에 사고증권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
유진투자증권은 예탁원이 증권만기일에 사고증권임을 이유로 예탁채권원리금과 배당금 등 5억6천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자 윤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동시에 국민은행과 예탁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