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서 인도 돌진한 승용차, CCTV에 찍힌 마지막 순간..."1∼2초 뒤 쾅"

CCTV에 인도로 10m 돌진하는 모습 찍혀

70대 여성 즉사·60대 남성 심정지로 사망

"다중인명피해 경우 처벌 수위 강화해야"

부산 해운대구의 한 도로에서 벤츠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 2명을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2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구청 어귀 삼거리에서 해운대구청 방향 일방통행로를 주행하던 벤츠 차량 1대가 인도 위로 돌진해 당시 길을 지나가던 70대 여성과 60대 남성을 치었다. 70대 여성은 현장에서 숨지고 60대 남성은 심정지 상태에서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사고가 난 '해운대로'는 일방통행로로 도로 양옆 인도에는 보행 가드레일과 경계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A씨는 연합뉴스에 "빠른 속도로 도로 위로 뭔가 지나가더니 1∼2초 뒤 저 앞에서 '쾅'하는 굉음이 났다"면서 "이 도로에서 그렇게 빨리 달리는 차량은 통상 없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휴대전화 가게를 운영하는 B씨도 "번개가 치는 것 같은 소리를 듣고 사고를 인지했다"며 "현장을 보니 숨진 행인 2명이 멀리까지 튕겨 나가 쓰러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폐쇄회로(CC)TV에는 벤츠 차량이 사고 현장 직전 10m 이상 되는 거리를 달리다 인도 위에 정차해 있던 1t 화물 차량을 뒤에서 그대로 충돌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후 벤츠는 행인 2명을 친 뒤 이불 가게 입구를 돌진해 멈췄다.

사고 현장은 마치 폭탄을 맞은 것 같은 아수라장이었다. 차량 파편이 30m 이상 날아갔고 벤츠 차량 앞부분도 크게 파손됐다. 운전자는 70대 남성으로 현장에서 급발진을 주장했으나 경찰 조사에서는 망연자실 상태라 진술이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다중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한 번의 운전으로 여러 명을 동시에 사상하게 한 경우에도 하나의 사고로 인정돼 교통사고처리법에 따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