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건설부터 의약품, 보험중개까지.. '리베이트 탈세' 천태만상

25일 국세청은 리베이트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과 탈세 행위가 심각한 건설·의약품·보험중개 등 3개 주요 분야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은 모두 관련 법률에서 리베이트 수수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는 분야로서 건설 업체 17개, 의약품 업체 16개, 보험중개 업체 14개 등 총 47개 업체다.

국세청은 "공정 경쟁의 가치를 훼손하며 사회 전반의 부실을 초래하고, 국민 생명까지 위협하는 리베이트 탈세자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다른 분야의 리베이트 수수 행태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한 사안은 빠짐없이 조사해 반사회적 리베이트 탈세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국세청이 공개한 주요 사례.

■ 용역업체·서류상 회사 통해 리베이트 제공하고, 하청업체 통해 리베이트 되받은 건설업체
 
토목, 주택 공사 등을 주업으로 영위하는 건설업체 A법인. 이들은 각종 하청업체에 용역 대금을 과다 지급하고, 그에 상당하는 금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수취했다. 또, A법인은 재건축 수주 대행업체에 부풀려진 용역대가를 지급하고, 그 자금으로 재건축 조합원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시행사가 부담해야 할 분양 대행 수수료를 대납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행사에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또한, 서류상 회사인 위장업체에 수백억원을 대여한 뒤 '회수불가'로 회계 처리해 조성한 비자금으로 국내 발주처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해외 시공시설 하자보수 등 허위 명목을 만들어 현지 거래처에 외화를 송금하는 방식으로 해외 발주처에도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국세청은 A법인의 불법 리베이트 수수 및 법인자금 부당유출 혐의에 대해 정밀 검증할 계획이다.

■ 위장업체 통해 리베이트 자금 조성·제공하고, 하도급 업체 통해 리베이트 수취한 건설업체
 
주택, 건축, 토목 등 다양한 건설사업을 영위하는 B법인. 이들은 직원 명의의 위장업체와 허위의 경영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수십억원의 가공용역비를 지급하거나, 직원의 노모 명의로 위장 컨설팅업체를 설립해 허위 자문료 수억원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자금을 조성해 이를 발주처 등에 리베이트로 제공하고, 해당 허위용역 비용은 회사경비로 처리했다.

또, 여러 하도급 업체와 실제 수행 용역에 비해 과도한 금액으로 다수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일부 대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수십억원의 리베이트를 수취했다.

국세청은 변칙적 리베이트 수수 및 법인자금 부당 유출 관련 혐의에 중점을 두고 엄정하게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 자사 의약품 처방해주는 대가로 의사에 결혼 비용·고급가구 등 제공한 의약품업체
 
자사의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의료인 등에게 불법 리베이트 수백억원을 제공한 의약품 업체 C법인. 이들은 병·의원 원장 부부의 고급웨딩홀 예식비와 호화 신혼여행비, 명품 예물비 수천만원을 대신 지급하는 등 의료인의 사적비용을 대납하고, 의사의 자택으로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소파 등 고급가구 및 대형가전을 배송하는 등 의료인 및 병·의원에 고가의 물품을 제공했다.

또, C법인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해 병원장·개업의 등에 전달하고, 마트에서 카드깡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마련해 의료인에게 지급하면서 불법 리베이트에 지출한 수백억원의 비용을 회사경비로 변칙적 회계 처리해 법인세를 탈루했다.

이에 국세청은 리베이트 비용을 회사경비로 변칙 계상한 행위를 확인해 C법인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과세하고,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료인에게는 소득세를 과세할 방침이다.

■ 직접 또는 영업대행사(CSO) 통해 우회적으로 의료인에 리베이트 제공한 의약품업체
 
의약품 업체 D법인은 임상 수행능력 미달인 의료인의 가족업체에 임상용역비를 과다지급하고, 병원 홍보영상 제작비 수억원 등 병·의원 비용을 대신 부담하는 등의 방식으로 의료인 및 그 가족에게 직접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또, D법인은 전·현직원 가족 등의 명의로 다수의 위장 영업대행사(CSO)를 설립해 수십억원의 허위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자금을 조성해 의료인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거나, CSO 대표에게 과다한 급여를 지급한 후 현금으로 인출해 의료인의 유흥업소 접대 등에 사용하거나, 의료인은 CSO의 주주로 등재해 배당을 지급하는 등 CSO를 활용한 우회적인 방법으로도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D법인은 리베이트에 제공한 비용을 모두 회사경비로 처리하며 법인세를 탈루했다. 이에 국세청은 해당 비용을 회사경비로 변칙 처리한 행위를 확인, D법인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과세하고,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료인에게는 소득세를 과세할 방침이다.

■ CEO보험 가입한 중소법인 사주 가족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GA
 
E법인은 중소법인에게 경영인정기보험(일명 CEO보험)을 중개 판매하는 업체다. 이들은 보험에 가입하면 고액의 보험료를 법인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 부담도 줄고, 일부는 모집수당으로 돌려받아 자녀에게 합법적으로 증여할 수 있다고 홍보하며 탈세를 조장했다.

이후 가입법인 사주의 자녀 등 특수관계자를 E법인의 보험설계사로 거짓 등록해 각각 수억원의 모집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중소법인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이렇게 사용된 비용 수십억원을 정상적인 인건비인 것처럼 처리해 법인세를 탈루했다.

또, E법인은 사주일가에게 업계 평균의 3~4배에 달하는 과다 보수를 지급하거나, 가공인건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유출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불법 리베이트 지출액을 확인해 E법인에 대해 법인세를 과세하고, 리베이트를 수취한 중소법인 사주일가에게는 소득세를 부과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