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바이든·해리스 연쇄 회담…트럼프 “젤렌스키 27일 만날 것”

바이든 “러시아 승리 못한다…우크라 지원 계속할 것”

해리스 “우리나라에 우크라 영토 포기 강요하는 사람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각각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솔직하게 말하자면 우리나라에는 우크라이나가 영토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도록 강요하고, 중립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하며, 다른 국가와의 안보 관계를 포기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러한 제안은 푸틴의 제안과 동일하며 평화를 위한 제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오히려 위험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항복하라는 제안이다"라고 강조했다.

CNN은 "해리스 부통령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임은 분명하다"면서 "대선을 몇 주 앞두고 이 순간을 이용해 자신과 트럼프의 전쟁에 대한 접근 방식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가 잠재적인 핵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국제사회가 푸틴 대통령이 공격 계획을 중단하도록 더 많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했다. 두 사람이 만나기 전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의 향후 협상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는 승리하지 못한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당신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개혁을 계속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격퇴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복구 및 재건 노력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재확인하면서 일부 경우에는 러시아 자산도 사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집"이라며 "러시아의 침공 첫 순간부터 미국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 사용 권한'(PDA)을 활용한 55억 달러(약 7조3000억원) 지원 구상을 발표했다. 미 국방부도 이날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이니셔티브(USAI)를 통한 24억 달러(약 3조2000억원)의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은 보통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역량을 제공하는 데 시간을 들여 결정하는 경향이 있지만,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미국의 전쟁 접근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어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지체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회동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를 만나자고 요청했고 나는 내일 (오전) 9시45분쯤 트럼프타워에서 그를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나는 그(젤렌스키)와 의견이 다르다"며 "나는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매우 빠르게 합의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자신이 취임하면 전쟁을 즉시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는 전날 노스캐롤라이나주 민트힐 유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도시들은 사라졌고 우리는 협상을 거부한 젤렌스키에게 수십억 달러를 계속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는) 우리나라에 올 때마다 600억 달러를 가지고 떠났다"며 "그는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일 것"이라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