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둔 증권사 대표 13명...연임 요건 '실적+리스크 햇지'

증권사 대표 임기 대부분 1~2년 단기로 임기 만료 대상 다수

10개 증권사 대표 13명 올해 말~내년 초 임기만료
 - 미래·한투·KB·하나 및 교보·유진·LS·한화·다올·SK

연임 최우선 조건은 경영실적 향상...연령·금융사고 등도 영향

 
연말이 다가오면서 증권가에서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로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이사들의 연임 여부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증권사가 대표이사의 임기를 1년 혹은 '2+1'(최초 선임 2년, 이후 1년) 제도를 도입하고 있어 임기 만료 대표가 많기 때문에 증권가는 더욱 들썩이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최우선 판단 기준은 재직 기간동안의 경영실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회사의 이익 증감 여부가 가장 먼저 고려되며, 이익 외에도 주요 영업부문 점유율 확대, 고객 유치, 투자 성과 등도 주요 평가 사항이다.

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능력과 연이어 터지는 금융사고에 대한 안전관리 능력 등도 대표이사 연임의 결정적인 변수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부터 60년대 초반 출생 대표들이 교체되는 등 증권가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 한 예로써 지난 10월 토스증권 대표로 30대인 김규빈 대표가 선임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1989년생이다.
 
주요 증권사 중 올해 말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대략 10곳으로 파악된다. 대형증권사 가운데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의 대표이사가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고, 그외에도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LS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SK증권 등의 대표이사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우선 KB증권의 김성현, 이홍구 대표는 올해 12월말로 각각 임기가 만료된다. KB증권의 경우도 3분기까지의 영업실적이 지난해보다 50% 넘게 증가해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나증권 강성묵 대표도 올해 말로 임기가 종료된다. 하나증권은 '2+1' 제도를 적용하고 있어 지난 23년 1월에 취임한 강 대표는 작년과 올해 2년 간 회사를 이끌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투자자산 손실로 인해 2900억원의 연간 손실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흑자로 전환했을 뿐 아니라 3분기까지 1833억원의 이익을 실현하며 실적회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경영성과에 힘입어 강 대표의 연임도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래에셋증권은 김미섭, 허선호 대표가 내년 3월 주총 때 재신임 여부가 결정된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경영성과가 크게 호전됐기 때문에 연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661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4560억원) 대비 45% 신장했고, 이외에 지난해 발생한 해외대체투자 손실도 올해 잘 정리됐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 김성환 대표도 내년 주총에서 연임 여부를 물어야 한다. 김 대표도 올해 한국투자증권의 이익이 67%나 증가하고 1~3분기만에 순이익이 1조원을 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둬 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도 교보증권의 이석기 대표, 한화투자증권의 한두희 대표, 유진투자증권의 유창수 부회장과 고경모 대표, LS투자증권의 김원규 대표도 지난해보다 증가된 경영실적을 실현해 증권가에서는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려운 영업환경이 계속됐기 때문에 대형증권사 만큼의 실적개선이 이뤄지지 않았어도 지난해보다 이익이 증가된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아다.

반면, 다올투자증권과 SK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적자를 실현하고 있어 연말 눈에 띄는 실적 상승세를 보여주지 않으면 대표이사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편 대형증권사인 KB증권의 경우 김성현 대표가 2019년 취임해 4연임하고 있는 상황에다 1963년생(62세)으로 세대교체 바람에 영향을 받을 지도 증권가의 관심사다. 이와 함께 신한투자증권도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의 선물매매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1300억원 사고 여파가 연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