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우리은행장 연임 포기...28일 최종 후보 발표할 듯

26일, 조 행장 연임 포기 의사 밝혀...우리금융, 28일경 최종 후보 발표 예정

내부적으로 5-6명의 후보군으로 좁혀진 듯...그룹 비전과 조직 융합 리더십이 관건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앞서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조 행장의 연임 불가 결정에 조 행장이 결국 조직 쇄신을 위해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 9월 이후 진행해온 차기 행장 선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26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조 행장은 이날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 '조직 쇄신을 위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에 은행장 후보 롱리스트(후보군)에서 자신을 제외하고 후임 은행장을 선임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자추위는 이에 따라 후임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2일 우리금융은 정기이사회를 열고 차기 행장 인선 관련 논의에서 '조병규 현 행장 연임 불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행장의 재임기간 성적표는 양호하지만 부당대출 사태가 우리금융 전체로 일파만파 확산되는 것은 방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해석됐다.

조 행장은 여타 시중은행장과는 달리 지난해 7월 자진 사퇴한 이원덕 전 행장 뒤를 이어 우리은행을 이끌어왔다. 임기는 다음 달 31일까지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행장 후보로는 우리은행 부행장급 부문장들과 우리금융지주 핵심임원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금까지 후보자군(롱리스트)에 대해선 함구에 붙여졌으나 조 현 행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표명하면서 차기 행장 인선 시계는 좀 더 빨리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우리은행이 당면한 혼란을 가장 빠른 시일 내 안정화시키기 위해선 내부승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은행 내부 인사로는 현재 박장근(1967년생) 리스크관리그룹 집행 부행장(지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 유도현(1968년생) 경영기획그룹 집행 부행장, 정진완(1968년생)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옥일진(1974년생) 디지털전략그룹 부행장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김범석 국내영업부문장(부행장)과 기동호 기업투자금융부문장(부행장)도 후보군에 회자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계열사 대표들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차기 행장은 '내부 승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들 5∼6명의 후보들은 모두 50대 인사들로 조 행장(59년생)보다는 적게는 8년, 많게는 15년가량 차이가 나고 있어 '세대교체'를 통해 우리은행이 턴어라운드(Turnaround)하는 계기로 삼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후보군 중 임종룡 회장과 우리금융그룹 비전을 공유하면서 조직 안정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인가 라는 점이다. 현재 임 회장의 신뢰가 중요 결정사항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우리은행 내부 고질적인 '파벌 문제(상업은행 대 한일은행 출신)'도 고려사항이라는 점도 제기됐지만, 이번 차기 행장 선임에선 이 같은 우려는 기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만큼 조직 안정화가 최우선이므로 리더십을 발휘할 인사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자추위는 예년과 달리 롱리스트(1차 후보군)나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오는 28일 경 차기 행장 최종 후보 전격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