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연방 정부의 인력과 예산에 대한 대대적인 삭감을 예고한 가운데, 특정 공무원의 신원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주 엑스(X·옛 트위터)에서 기후 관련 정부 직책을 맡고 있는 4명의 이름과 직함을 밝힌 두 건의 게시글을 다시 공유해 올렸다.
CNN은 "실명이 언급된 공무원들은 머스크의 수많은 지지자들의 표적이 돼 부정적인 관심을 받았다"며 "그중 1명은 소셜 미디어 계정을 폐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CNN은 "머스크의 이러한 행동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그는 종종 실수하거나 자신의 목표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들을 색출해왔다"고 지적했다. 전직 연방 직원은 매우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고 CNN에 밝혔다.
조지 메이슨대 공학 및 컴퓨터 과학 교수인 메리 커밍스는 자동차 안전 규제 기관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근무하던 시절 테슬라를 비판해 머스크의 분노를 샀다. 머스크는 당시 트위터에서 커밍스를 공격했고 그의 수많은 팬들이 커밍스에 살해 위협 등을 가해 거주지를 옮겨야 했다.
이날 머스크가 공유한 게시물 중 하나는 "미국 납세자가 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의 '기후 다변화 국장' 고용 비용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글과 그의 위치를 추측할 수 있는 스크린 샷이다. 머스크는 이 게시물에 "가짜 일자리가 너무 많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후 해당 게시물은 33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작성자의 직무를 '사기'라고 비난한 댓글도 이어졌다. 일부는 머스크의 정부효율부가 이 분야의 일자리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USIDFC는 저소득 국가의 기후 변화 대응 등을 돕는 투자를 지원한다. 이 보직을 맡은 여성은 머스크의 게시글 이후 소셜미디어 계정을 폐쇄했다.
머스크는 에너지부 산하 대출 프로그램 사무국의 최고기후책임자인 여성도 지목했다. 이 사무국은 초기 투자가 필요한 신규 에너지 기술에 자금을 지원하고, 2010년 테슬라 모터스에 4억6500만 달러(약 6500억원)를 지원해 머스크의 전기 자동차 회사가 업계 리더로 자리 매김하는 데 도움을 줬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환경 정의 및 기후 변화 선임 고문과 주택도시개발부(HUD)의 선임 기후 고문으로 일하는 여성들도 머스크의 표적이 됐다.
당초 그녀의 게시물에는 "HUD의 '기후 고문'이 납세자한테 18만1648달러(약 2억5000만원)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었다. 머스크는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고 "그녀의 조언은 놀랍다"는 댓글과 웃는 이모티콘을 달았다.
CNN은 논평을 거부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은 4명의 연방 직원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사이버 괴롭힘과 온라인 학대 등을 주로 다루는 전문가와 학자들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몇 명은 머스크의 표적이 될까 두려워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230만명에 이르는 연방공무원 중 80만명 이상이 가입한 연방공무원노조(AFGE)의 에버렛 켈리 위원장은 "이런 전술은 연방 공무원에 공포와 두려움을 갖게 하고 그들의 의견 표출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