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자본시장법 개정 맞긴 한데, 정부 여당 맡겨야 될 리 없어"
"주식시장의 장기 침체 원인 개선되면, 코스피 4천도 갈 것"
민주당, 내달 4일 상법 개정 관련 정책토론회 개최
이재명 대표 직접 참석…재계와 투자자, 전문가 등 이해당사자 토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TF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업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 내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 현장 간담회'를 열고 "상법 개정을 반드시 하겠다는 말씀 드린다. 원래는 자본시장법 쪽을 개정하는 게 정확하고 맞는 것이기는 한데, (여당이 위원장인) 정무위원회 소관이라 그쪽에 맡겨놓으면 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미 정부 여당이 말을 바꿨다. 전에는 상법 개정할 것처럼 적극 얘기하더니 이제는 뒤로 물러서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정무위로 넘겨놓으면 되지도 않을 것 같아서 포괄적·일반적 규정인 상법 개정을 통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장 핵심은 이사의 충실 의무 조항 개정이 될 것이고, 그 외 주주들의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 또는 지배경영권 남용·부당 결정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제도들을 이번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떠나 해외 주식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어 국내 증시가 침체 위기에 놓여 있다며 "결국 주식시장에 수익이 나지 않고, 수익을 누군가가 독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의 핵심은 합리성과 예측 가능성"이라며 "상황이 나빠도 예측 가능하고 미래의 희망이 있으면 투자하고 경제활동을 활성화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내 주식시장의 장기 침체 원인으로 △경제정책 부재 △불공정한 시장 △지배경영권 남용 △안보 위기 등 4가지 이유를 꼽았다.
그는 "한국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에 대해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방침도 지침도 없어 보인다"며 "용산이 무관심하고 무기력하고 무능해도 각 부처들이 좀 움직여주면 좋겠는데 각 부처들 역시 '복지부동' 요새는 '낙지부동'이라고 하더라. 바닥에 찰싹 붙어서 뗄래야 떨어지지 않는 태도"라고 했다.
이어 불공정한 시장 문제의 대표적 사례로 주가조작을 꼽으며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는 주가 조작을 해서 돈을 벌어도 힘만 있으면 처벌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특히 소형주 같은 경우는 이상 거래를 포함해서 주가 조작이 매우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시 역량이 되는지, 제대로 감시 안 하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주식시장의 불공정성이 그대로 방치되니까 선량한 투자자들 대다수는 언제나 손해를 볼 수밖에 없고 투자를 회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배권 남용에 대해선 "절대적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실제로 지분 비율을 보면 소수인 대주주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대다수 소액 투자자들 이익을 침해하면서 소위 알맹이를 빼먹지 않나"라며 "물적 분할이니 합병, 전환사채 발행, 온갖 희한한 수단들을 동원해 기존 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하고 비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니 주식시장이 살아나기 어렵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거론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의 전쟁 위기가 6·25 이후로 가장 높다는 게 국제기구들의 냉정한 평가"라며 "한반도 리스크가 완화되고 주식시장의 공정성이 보장되고 대주주들의 지배경영권 남용이 억제돼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업 경영, 시장 질서가 유지만 된다면 획기적인 개선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개선만 하면 현재 상태로서도 (코스피) 주가지수가 4000은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민주당은 내달 4일 상법 개정과 관련해 재계와 투자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책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앞서 이 대표는 공개토론회에 직접 참여해 재계의 입장을 청취하고 쌍방의 입장을 고려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정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8일 "당내 의원 간 이견 조정이 아니라 이해관계 당사자와의 디베이트라고 보면 된다. 기업 쪽과 소액 투자자 쪽이 디베이트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법 개정 처리 시기는 다음 달 10일 정기국회 내라고 표명했지만 현실적인 숙의 기간 등을 고려하면 일정이 빠듯해 연내 처리로 보는 것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