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쌓인 눈에 샌드위치 패널 창고 주저앉아
폭설로 6명 사망, 4백여 명 임시 시설로 대피
30㎝이상 습설 쌓이면 제설작업보다 피해야
◆…충북 음성에서 70대 남성이 무너진 창고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YTN뉴스 캡처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충북 음성군 삼성면의 한 주택 창고가 무너져 77세인 A씨가 깔렸다는 신고가 전날 119에 접수됐다.
인근 주민이 A씨가 보이지 않자 무너진 간이창고를 살펴봤다가 A씨가 잔해에 깔린 것을 발견한 것이다. 심정지 상태였던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가 난 창고는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졌으며 20㎝가량 쌓인 눈으로 창고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주저앉았다.
이번 폭설로 전국에서 6명이 숨지고 4백여 명이 임시 시설로 대피했다. 사망 사고 대부분은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지붕이 무너지면서 벌어졌다.
물기를 머금어 2~3배 무거운 '습설'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반적으로 눈은 습기를 머금은 정도에 따라 크게 건설(乾雪)과 습설(濕雪)로 나뉜다. 습설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거워지는 성질을 갖고 있다. 대개 눈이 20㎝ 정도 쌓이면 비닐하우스가 붕괴되고 1m 가량 쌓이면 슬레이트 지붕이 무너진다.
습설이 10㎝ 쌓인 것은 물이 1㎝ 높이로 차 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령 100㎡(약 30.25평) 면적에 눈이 50㎝ 쌓였다면 이는 같은 면적에 물이 5㎝ 높이로 5㎥만큼 차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의 밀도는 약 1000㎏/㎥로 물 5㎥ 무게는 5t이 된다.
이 때문에 폭설이 올 경우 건물 위에 눈이 쌓이지 않도록 수시로 쓸어내려야 한다. 가설 시설물은 버팀목과 받침대를 반드시 설치하고 비어있는 하우스는 비닐을 찢어 뼈대가 무너지는 것을 막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이미 30㎝ 이상 습설이 쌓였다면 무리한 제설작업보다는 현장을 빨리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지난 2014년 강당 건물의 지붕이 무너져 10명이 숨진 마우나리조트 참사를 계기로 건축구조 기준에 '습설에 버티는 하중'이 추가되는 등 안전대책이 강화됐다. 다만 비닐하우스 같은 소규모 임시시설물은 기준이 적용되지 않아 사각지대로 지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