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목표 수준 향해 안정적으로 수렴할 것”

한은, ‘부문별 물가상황 평가 및 머신러닝을 이용한 단기 물가 흐름 예측’ 발표

“비근원물가, 3% 상당폭 웃도는 수준서 등락…근원물가, 2% 목표수렴 경로 부합”

“개별 품목 물가상승률 분포, 하향 이동…과거 물가안정기 비해 여전히 다소 높아”

“머신러닝 통해 예측시 물가상승률 9월에는 2.0% 내외 수준으로 둔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시 반등했지만 부문별 물가 상황과 머신러닝 및 기저효과를 통한 단기 예측을 바탕으로 평가했을 때 앞으로 물가 흐름은 공급충격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한 목표 수준을 향해 안정적으로 수렴해 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26일 '부문별 물가상황 평가 및 머신러닝을 이용한 단기 물가 흐름 예측'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2분기 들어 빠르게 둔화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3월3.1%→6월2.4%)이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7월중(2.6%) 소폭 반등하면서 둔화 흐름이 주춤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비근원식료품·에너지 물가가 최근까지도 3%를 상당폭 웃도는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는 반면 근원물가는 상품과 서비스 모두 2% 목표수렴 경로에 부합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물가 상승모멘텀을 보면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단기 물가상승률은 전 부문에서 하향 추세가 관측되고 있다.

비근원물가의 경우 등락폭이 크지만 최근 농산물가격 둔화에 힘입어 모멘텀이 0% 부근까지 낮아졌다. 근원물가의 모멘텀은 기조적으로 약화되고 있으며 올해 들어 근원상품이 2% 내외, 서비스가 2%대 중후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개별 품목 물가상승률 분포의 경우 점차 좌측(하향) 이동하고 있으나 과거 물가안정기에 비해서는 여전히 다소 높은 상황이다. 품목별 물가상승률 분포를 산출해 보면 올해와 과거 물가안정기(연간상승률 2% 내외 기간 06년·17년)와의 유사성이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높아졌으나 여전히 평균과 분산이 다소 크다.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이승호 과장, 위승현·이지은 조사역, 인천본부 이동재 과장은 "최근의 부문별 물가상황을 종합해 보면 분포 측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하지만 상승률 수준과 모멘텀 측면에서는 물가안정기에 상당히 근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한 머신러닝 추정, 기저효과 점검 등을 통해 단기 물가 흐름을 예측했다.

품목별 예측을 바탕으로 전체 지수를 예측하는 상향식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소비자물가를 예측해본 결과 7월중 소폭 반등했던 상승률이 8월에는 다시 2%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9월에는 2.0% 내외 수준으로 둔화되는 것으로 모형은 예측했다.

품목별로는 최근 유가가 하락한 가운데 농축수산물가격도 둔화되면서 비근원물가 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근원물가의 경우 더딘 수요회복 등으로 낮은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나타나는데 근원상품가격 상승률은 당분간 1%대 후반 수준, 근원서비스물가(집세 제외) 상승률은 2%대 중반 수준에서 완만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모형에서 예측됐다.
한은은 이러한 예측의 배경에는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8월부터는 지난해 같은 달 유가‧농산물가격의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품목별로는 석유류가 8~9월, 농축수산물은 8월·10월 기저효과가 커 당분간 소비자물가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11월 이후에는 지난해 연말 유가하락 등이 반대 방향의 기저효과로 작용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둔화세를 다소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시 반등하였으나 부문별 물가 상황과 머신러닝 및 기저효과를 통한 단기 예측을 바탕으로 평가해 볼 때 앞으로 물가 흐름은 공급충격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한 목표 수준을 향해 안정적으로 수렴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동인(drivers) 측면에서도 2022~23년 고물가시기의 공급망 충격, 펜트업 수요, 거시정책 등과 같은 공통요인의 영향이 크게 줄어들고 과거 물가안정기에서와 같이 품목별 고유요인의 영향이 커지는 등 전반적인 디스인플레이션의 진전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지정학적 정세, 기상여건, 공공요금 인상 시기·폭 등에 따라 농산물‧석유류 등 비근원품목의 월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리스크가 남아있는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