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
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2024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주요 4개사의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 치료비는 약 95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환자 1인당 치료비는 93만 3000원으로 전년 동기 90만 1000원보다 3.6% 늘었다.
경상환자의 인당 치료비는 2023년 제도개선 방안 도입 이후 감소세를 보였으나, 1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2023년 1월 자동차보험 약관 개정으로 경상환자 치료는 4주까지 기본으로 보장되며, 이후 치료가 필요할 경우 2주마다 보험사에 진단서를 제출해야 했다.
이러한 제도는 초기에는 치료비 감소 효과를 보였지만, 일부 병원의 진단서 반복 발급 행태로 인해 제도 효과가 무력화되면서 치료비가 다시 증가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18회 이상 진단서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한 경상환자는 140명이었으나,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는 1800명으로 13배나 증가했다.
보험업계는 이를 과잉진료의 신호로 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진단서를 반복 발급하는 병원들이 생기면서 제도 개선 효과가 희석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상환자 치료비 증가세는 특히 한방병원에서 두드러졌다. 2024년 3분기까지 한방의 1인당 치료비는 104만 8000원으로, 양방의 33만 3000원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한방치료비는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으며, 금액도 제도 개선 전인 2022년 동기의 100만 7000원을 넘어섰다. 반면 양방치료비는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3년 경상환자 치료비 총액은 한방병원 9522억원, 양방병원 269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3분기까지 기준으로는 한방병원 7545억원, 양방병원 2014억원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치료비 증가 문제는 제도 개선과 더불어 과잉 진료를 억제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국토교통부는 경상환자의 보험금 누수와 과도한 향후치료비(합의금) 문제를 포함해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에서 경상환자를 치료 중심으로 접근하지 않고 타당한 기준 없이 보상하는 관행은 건강보험 재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보편적이고 타당한 보상 및 치료 기준이 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