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둔화 및 금리 하락, 반도체 수출 증가세 유지 등은 상방 요인
트럼프 귀환에 따른 美 정책 불확실성, 국내 탄핵정국 및 신용위험 등 하방 위험
"자동차·철강·건설 등 주력 산업, 대외 불확실성과 중국발 공급 과잉에 부진 이어질 것"
"신산업 육성과 정책적 공조, 내수 활성화 위한 조기 재정 투입 필요"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과 국내 탄핵정국 및 신용위험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성장 둔화, 경기 하방압력 증대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정유탁 연구위원은 6일 관련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경제는 불확실성 증가 속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위원은 "2025년 국내 경제에는 물가 둔화 및 금리 하락, 반도체 수출 증가세 유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체감물가와 가계부채 수준이 여전히 높아 내수 회복력이 미약할 수 있으며 범용 메모리 반도체 부진이 반도체 수출 증가를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귀환에 따른 미 정책 불확실성, 국내 탄핵정국 및 신용위험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부각되고 있어 성장 둔화 및 경기 하방압력 증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위원은 우리 경제의 긍정적 요인으로 ▲글로벌 공급망 개선 및 국제유가 하락 등 공급측 불안요인 완화로 물가의 안정적인 흐름 지속 ▲기준금리 인하 기조 ▲가계의 실질구매력 회복, 부채상환 부담 완화 및 자금조달비용 감소 등 금융 여건 개선에 힘입어 내수의 점진적인 회복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경기의 견조한 흐름 속에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세 유지 가능성 등을 꼽았다.
반면 부정적 요소로는 ▲높은 체감물가로 인한 가계의 소득 개선 지연(고용 둔화와 자영업 불황 등에 기인)으로 인한 가계의 실질구매력 회복 제약 ▲가계부채 이자부담으로 인한 가계 소비 여력 제한 ▲고성능 메모리(AI용)와 달리 범용 메모리는 전방수요 부진, 중국 공급능력 확대 등으로 가격 하방압력이 증대되면서 국내 반도체 수출 여건 우려 등을 들었다.
정 위원은 "트럼프의 재선 및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강력한 정책들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트럼프발(發) 정책 불확실성이 심화됐다"며 "대내적으로는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대통령 탄핵안 가결 등에 따른 정치적 혼란 가중 및 정책 공백(정책 대응력 약화) 우려가 증대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연체율이 정부의 코로나 지원 종료 이후 고금리와 내수 부진 등이 맞물려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신용위험도 부각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2025년 국내 경제는 인플레이션 완화 및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단기적·구조적 불안 요인들로 인해 경기 개선보다는 경기 하방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특히 대내외적으로 불안요인들이 맞물리는 가운데 직·간접적인 상호작용으로 인해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2025년 경제 여건과 관련해 향후 트럼프 정책의 구체화 과정, 탄핵정국 향방, 내수의 회복 탄력성, 반도체 피크 아웃 시점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남훈 연구위원 역시 "트럼프발(發) 통상갈등 심화와 내수 부진으로 국내 산업은 글로벌 경제의 완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에 직면할 전망"이라며 "반도체·AI·바이오 등 일부 산업은 성장세를 유지하겠으나 자동차·철강·건설 등 주력 산업은 대외 불확실성과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신산업 육성과 정책적 공조, 내수 활성화를 위한 조기 재정 투입이 필요하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통상리스크의 확산 여부 점검과 기민한 대응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