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11월 누적 경상수지 835억4000만달러…역대 세 번째”
“IT품목 견조한 수요로 증가세 지속…비IT품목, 파업 영향 생산차질”
“대미 수출 증가흐름 이어질 것…대중 수출 회복 모습”
“수출의 환율 탄력성 과거보다 약화…미 정책방향, 주요 수출국 경기변화 더 주의깊게 살펴야”
◆…송재창 금융통계부장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11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경상수지가 지난해 12월 전망치 900억달러 흑자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높아진 원·달러 수준에 대해서는 특정 레벨 자체보다는 글로벌 환경, 각 국의 정책적 측면들에 따라 환경이 변화하기 때문에 과거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은이 8일 발표한 '2024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의하면 11월 경상수지는 93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지속했다. 전월(97억8000만달러 흑자) 대비 흑자폭은 축소됐으나 전년동월(38억9000만달러 흑자) 대비로는 흑자폭이 확대됐다.
11월 상품수지는 97억5000만달러 흑자로 2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전월(81억2000만달러 흑자) 대비, 전년동월(68억8000만달러 흑자) 대비 흑자폭은 커졌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품목 증가세 지속에도 석유제품, 승용차 등 비IT품목이 감소하면서 증가세가 둔화됐다. 전년동월 564억달러 대비 1.2% 늘어난 571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600억8000만달러와 비교해 감소했다.
수입은 자본재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원자재 감소세가 이어지고 소비재도 감소 전환하면서 2개월 연속 줄었다. 전년동월 495억2000만달러 대비 4.4% 감소한 473억5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전월 519억6000만달러와 비교해 줄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2024년 11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11월 경상수지는 분기 배당 지급의 영향으로 본원 소득수지의 흑자 폭이 줄면서 전월보다 소폭 축소되었으나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의 흑자를 기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품수지는 상품수출이 석유제품, 자동차 등 비IT품목의 부진으로 2023년 10월 증가 전환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상품수입이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원자재를 중심으로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는 흑자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송 부장은 "지난해 1월에서 11월 누적 경상수지는 835억4000만달러로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를 기록하여 양호한 흑자 흐름이 지속됐다"며 "12월에도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상당폭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관기준 무역수지를 보더라도 11월보다 12월에 흑자 폭이 더 크게 늘었다"라며 "이를 기초로 판단해 보면 상품수지는 양호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고 있어 경상수지는 조사국 전망치 900억달러 흑자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 송재창 금융통계부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이영우 국제수지팀 과장. 사진=한국은행 제공
송 부장은 "수출이 2023년 10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수준이 많이 올라간 상황에서 작년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증가율이 조금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IT품목의 경우에는 기존과 동일한 모습이다. 반도체, 정보통신 등 IT품목은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증가세를 지속해왔던 모습이 지금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IT품목은 석유제품, 승용차 등이 감소했다. 석유제품의 경우 원유, 국제유가 하락하면서 가격요인이 작용했고 승용차는 10월부터 11월 초까지 부품업체의 파업이 있었다. 파업으로 인해 완성차 업체가 보유한 상품 재고 소진이 되어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전기차 수요 부진 영향 등에 일부 생산라인 가동이 원활하지 않았던 측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송 부장은 "수입은 원유를 중심으로 원자재 수입 감소세가 이어졌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 도입단가가 하락하고 석유제품의 가격도 하락하면서 원자재 수입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제의 경우에는 반도체 제조 장비, 반도체 소재 중심으로 증가 폭이 늘었다. 소비세 측면에서 승용차 수입이 아주 크게 감소했다"라며 "11월 말 폭설 영향으로 통관이 지연된 측면이 있었고 전반적인 소비심리 악화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대미 수출은 미국의 견조한 소비, 투자시장 확대에 힘입어서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러한 흐름에 있어서 큰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라며 "대중 무역의 경우 최근에 중국의 자체 제품 자체 조달 증가, IT부진 등이 우려될 수 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중 수출이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송 부장은 "환율의 경우 과거와 최근의 흐름이 조금 다르다. 통상적으로 수출기업의 입장에서는 원·달러 상승은 제품가격을 달러로 환산했을 때 높게 판매를 할 수 있었다. 원자재를 수입한 경우에는 생산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라며 "두 가지 측면에서 수출에는 긍정적일 수 있고 수입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금까지는 전통적으로 그렇게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생산시설의 해외 이전으로 수출의 환율 탄력성이 과거보다 약화됐다는 그런 분석들이 있다"라며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이 과거 가격 중심에서 비가격 중심으로 변화했기 때문에 과거처럼 환율에 의해 수출 잘된다 이런 측면보다 품질, 브랜드, 기술경쟁력 중심으로 파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재창 부장은 "글로벌 투자라든가 글로벌 수입 수요가 미국은 잘 되더라도 다른 나라가 약할일 수가 있다. 환율 변동 자체보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라든가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변화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 부분을 더 주의 깊게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경상수지 측면에서 봤을 때 환율의 특정 레벨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격요인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환경이라든가 우리의 정책적인 측면들에 따라서 환경 여건이 바뀌느냐 이런 부분을 봐야 한다"라며 "환율 수준 자체가 과거만큼 중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수입의 경우에는 당연히 수입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