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환율 1470원대 지속시 물가 0.15% 오른 2.05%"

李총재 "금리동결, 대내균형보단 대외균형에 방점 두고 결정"

"환율 70원 상승, 50원은 세계 공통…20원은 국내 정치상황 때문"

"환율 3, 4원 바꾸기 위해서 엄청 많은 노력 필요해"

"환율 뿐만 아니라 유가 동반 상승 중…경계감 가지고 지켜봐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이 1,470원대로 올라간다면 한은이 예측했던 물가상승률 1.9%에 비해서 0.15% 정도 올라가서 2.05%가 될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이창용 총재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대내 결정보다는 대외 상황이 주는 신인도라든지 여러 가지 불확실성들을 고려해서 대내균형보다는 대외균형에 분명히 방점을 두고 결정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환율은 레벨을 보고 했다기보다는 왜 환율이 올라갔는지를 참 고민스럽게 보고 있다"면서 "그것을 알아야 앞으로 조정이 어떻게 될지 생각하는데 최근 환율이 1430원선에서 1470원대에 갔다가 오늘 1450원선으로 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석 결과 1470원대를 생각하면 계엄 전 환율 1400원대에서 한 70원 올라간 중에 50원 정도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달러 강세 DXY(미국달러지수)가 올라가서 약세가 된 것"이라며 "기계적으로만 보면 20원이 정치적인 이유에서 된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이 총재는 "시장 안정화 정책의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기본적으로 1470원대라고 보면 계엄이나 이런 정치적인 이유로는 30원 정도 올라간 것"이라며 "우리나라 펀더멘탈에 비해 많이 올라간 측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계엄이 있은 직후라든지 특히 총리 탄핵이 있은 그때는 정치적인 영향을 준 환율 변수가 거의 50원, 60원까지도 올라간 적이 있다"며 "어떤 면에서는 정치 프로세스 그리고 헌재 프로세스가 지난 두 번의 탄핵 때와 같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경제가 정치하고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되면 이 정치적 리스크 때문에 생긴 30원 정도 올라간 것이 더 내려가지 않을까 보고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그러면서 "오늘 환율이 많이 내려간 것은 당연히 미국 금리, CPI 결과에 따라서 DXY가 낮아진 부분도 있지만 어제 일어난 일 이런 것이 다 종합적으로 일어나서 변화가 있다고 보고 있다"라며 "이번에 한 번 잠깐 쉬면서 보자고 한 것이 정치적인 영향 이런 것들을 판단하고 결정하기 위해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 "환율 3, 4원 바꾸기 위해선 정말 엄청나게 노력해야"

이 총재는 "보통 환율을 3, 4원 바꾸기 위해서도 정말 엄청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인 뉴스가 한 번 탕하고 터지면 20원, 30원 팍팍 튀어버린다"라며 "하는 사람도 힘이 빠지고 그다음에 조정도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실물경제에 주는 영향이 어떻게 될 거냐, 가장 큰 팩터(요인)는 헌재를 통한 이 정치적 프로세스가 어떻게 자리잡고 그 사이에 우리 경제정책의 운영이 어떻게 될지 그런 것에 달려 있다"라고 강조했다.

환율의 경우 한은이 예상한 1430원대가 아닌 1470원대로 올라가 물가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 한은 예측치(1.9%)에 비해 0.15% 정도 올라가 2.05%가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환율뿐만 아니라 유가가 같이 올라가면 그 임팩트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이전엔 물가는 안정 추세를 유지하고 있고 타겟 수준보다 아래에서 볼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 덜하다는 표현을 썼다"면서 "지금은 물가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국면에 환율과 유가가 걱정이 커졌기 때문에 경계감을 가지고 지켜봐야 되는 것 아니냐 정도로 톤이 바뀌어야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타겟 수준(1.9%∼2%)이 될 것이라는 입장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