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수처 '尹 체포일임' 공문 법적 결함…사건 전체 이첩해야"

공수처, 윤 체포영장 집행 일임 공문 발송…경찰 "수용 어려워"

민주, 국수본 면담…경찰 "공수처 제대로 수사 못할 것 같으면 재이첩 받겠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일임하겠다며 발송한 공문에 대해 경찰이 "법적 결함이 있다"고 판단해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체포시한을 하루 남기고 공문을 보낸 데 대해 경찰 내부에서는 '황당하다'는 등의 반응과 윤 대통령 수사를 전부 경찰로 재이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찾아 우종수 국수본부장 겸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장과 면담을 가진 뒤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행안위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국수본은 공수처에서 보낸 '체포영장 및 수색영장 집행 지휘' 공문이 형사소송법 81조와 그에 따른 준칙에 의하면 법적인 결함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형사소송법 81조는 "구속영장은 검사의 지휘에 의하여 사법경찰관이 집행한다"고 정한다. 그러나 지난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당시 수사준칙이 개정되면서 영장을 집행할 때 검찰이 경찰을 지휘할 수 있다는 부분이 삭제돼, 공수처의 '지휘' 공문이 있는 한 직권남용 소지가 있어 2차 집행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형사소송법 81조가 상위법이고 명시적으로 검찰의 지휘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법 해석을 적극적으로 해서 오늘이라도 영장을 집행하라"고 촉구했다.

또 '공수처의 체포 의지가 빈약한 상황에서 국수본이 체포 의지를 가진 것이냐'는 질문에 국수본 관계자는 "공수처가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것 같으면 재이첩을 받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민주당은 전했다.

기존 공조본 틀 내에서 수사를 이어가거나, 혹은 경찰로 사건을 다시 넘겨 수사 전체를 일임하라는 취지다.

공수처는 지난달 8일 12·3내란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을 상대로 이첩 요구권을 발동해, 경찰은 지난달 16일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수사를 공수처로 이첩한 바 있다.

그러나 공수처는 전날(5일) 오후 9시쯤 경찰에 윤 대통령의 체포 영장 집행을 일임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다만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공수처가 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