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석유수출 선박 제재…"수출량 25%에 해당"
이·하마스 협상 타결 가능성·달러 강세는 하방 압력
◆…미 바이든 행정부의 러시아 원유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가 중국과 인도로의 러시아 원유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1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4개월만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 로이터>
미 바이든 행정부의 러시아 원유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가 중국과 인도로의 러시아 원유 수출을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로 1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5개월만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1.6%(1.25달러) 상승해 배럴당 81.01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8월 26일 이후 최고 종가를 찍었다.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9%(2.25달러) 오른 78.82달러에 마감하며 8월 12일 이후 최고 마감 종가를 기록했다.
두 유종 이틀 연속 기술적 매수 과다 영역에 머물렀다. 근월물 가격은 세 번의 거래 세션에서 6% 이상 상승했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 원유 생산업체인 가즈프롬 네프트, 수르구트네프테가스와 러시아 석유를 운송한 183척의 선박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가 러시아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동시에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가 중동, 아프리카, 북미에서 더 많은 원유를 조달하게 되어 가격과 운송 비용의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분석가는 "시장에서는 공급 차질에 대한 진정한 우려가 있다"며 "러시아 원유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하면서도 "트럼프가 다음 주 월요일에 취임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불분명하다"라고 짚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제재에 포함된 선박이 지난해 하루 170만배럴의 원유를 수송했다고 추정했는데 이는 러시아 수출의 25%에 해당한다. 은행은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70~8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백악관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이번 주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중동의 위험 프리미엄을 일부 축소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양측이 조건에 진전을 보였다며 협상이 이번 주 마무리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달러지수는 지난주 발표된 데이터 이후 26개월 최고치로 상승했다. 미국의 일자리 증가는 예상을 상회하고 실업률은 4.1%로 떨어지며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를 키웠다.
이에 따라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기대를 줄이고 있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이제 연준이 올해 금리를 한 차례라도 인하할 가능성을 완전히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연초에 약 두 차례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반영되었던 것에서 축소된 것이다.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원유와 같은 달러로 가격이 책정된 상품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구매자들에게 더 비싸져 에너지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또한, 높은 금리는 차입 비용을 증가시키고 경제 성장을 둔화시켜 수요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