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U턴기업, 출산장려, 중견기업 육성 '세제지원'
'나누는 사회'…기부금 소득공제 강화 전망
올해 조세정책의 핵심적인 지향점은 '재정건전성 확보'에 맞춰져 있지만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고령화 대비 등 필수불가결한 분야에 대한 세제지원은 현행 유지 또는 상당폭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6.2지방선거 참패로 정치적 부담을 떠 안은 정부가 재정건전성 확보에만 무게중심을 두고 조세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친(親)서민 정책으로 내세울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도 내놓아 '균형'을 맞춰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 문제와 관련한 세제지원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해외진출 기업이 국내로 U턴할 경우 외국인투자기업에 준하는 세제지원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또한 현행 외국인투자세액공제 제도상 '고용'기준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자리 창출 지원과 함께 저출산 해소를 위한 지원책도 올해 세제개편안에 담겨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출산 장려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가족친화적 세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보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자녀 출산에 대한 소득공제가 상당폭 확대되고 다자녀 소득공제 등을 상향조정, 출산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의 정책 구사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연결고리이자, 산업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 육성방안에도 세제지원 대책 마련 방안을 이미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세법개정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나누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기부금 소득공제 등을 강화하는 등 전반적인 기부금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상태.
현행 기부금 체계는 법정기부금, 특례기부금, 지정기부금 등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소득공제율이 적용되고 있는데, 각 기부금을 구분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 '고용촉진' 세제지원‥'출산장려지원책' 마련= 정부는 올해 경제운용의 최우선 목표를 '일자리 창출'로 정한 상태다. 올해 정부가 처음 추진한 조세정책도 고용창출을 위한 '고용증대세액공제'였다.
이 제도는 지난 2004년 실시됐다가 실효성이 없어 폐지된 제도. 그러나 정부가 활용가능한 다양한 정책들을 최대한 제시해 기업의 고용을 끌어내겠다는 차원에서 '실효성 여부'를 접어두고 해당 제도를 재도입했다.
그만큼 정부 입장에서는 '고용문제'가 절실했던 것. 경제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1분기 경제성장률, 수출증가 등 경기지표는 좋아졌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체감경기는 아직도 어려운 상황에서 고용활성화가 이 간극을 좁혀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는 해외진출기업이 국내로 유턴하는 경우 고용창출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외국인투자기업에 준하는 세제지원(3년간 100%, 2년간 50% 소득세·법인세 감면)을 부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투자세액공제에 '고용기준'을 추가해 기존처럼 투자금액을 기준으로 세액공제를 제공한 것에 더해 고용창출에 도움이 됐느냐 여부 등도 따져 세제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고용을 유지하는 중소기업 및 근로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잡쉐어링 세제지원'도 올해 일몰 예정이지만, 고용친화적인 세제개편을 위해 일몰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조세정책을 가족친화적인 세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자녀출산 등에 소득공제 혜택을 확대하고, 다자녀 가구에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전망이다.
□ 한국형 '히든챔피언' 중견기업 육성= 이와 함께 정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연결고리인 중견기업을 육성하는 데에도 세제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2007년 기준으로 중소기업은 295만개사로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하고 있으나, 중견기업은 1877개사, 대기업은 132개사로 극심한 '첨탑형' 산업구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3월말에 향후 경제성장의 허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중견기업 양성이 절실하다고 판단, 중소기업 졸업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는 세금부담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은 세제개편안에 담겨 올해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입법화될 예정이다.
현재 중소기업을 졸업한 후 3년 유예기간이 있는데, 여기에 추가로 5년 부담완화기간을 신설, 최저한세율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중소기업 졸업유예기간에는 7%를, 부담완화기간 처음 3년에는 8%, 이후 2년에는 9%를 적용한 후 일반기업처럼 10%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또 중소기업 가업상속에 대한 세제지원을 중견기업에도 확대하되, '고용' 지원요건을 추가하기로 했다.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중견기업의 최대주주(50%지분, 상장 40%)가 가업을 상속하는 경우 일정금액을 공제하도록 돼 있는데, 10년간의 상시근로자수 누적합계가 상속연도의 상시근로자수의 1400% 이상 돼야 한다는 요건을 추가하기로 했다.
□ 기부금 체계개선-소득공제 확대되나= 한편 정부는 현행 기부금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재정학회에 연구용역을 의뢰,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올해 세제개편안에 담을 계획이다.
현재 세제지원이 가능한 기부금은 법정기부금, 특별기부금, 지정기부금으로 분류되는 데 분류기준이 모호하고, 기부유인효과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제기돼왔다.
개인의 경우 법정기부금은 소득금액의 100%가, 특례기부금은 50%(우리사주조합은 30%), 지정기부금은 20%가 소득공제된다. 반면, 법인은 법정기부금과 특례기부금에 대해 50%를, 지정기부금에 대해 5%를 손비(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따라 법정·특례·지정으로 나뉘는 기부금체계를 전면 손질하는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기부금 소득공제 등은 현행보다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여당의원들을 중심으로 개인의 지정기부금 소득공제를 30%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며, 국민권익위원회도 2012년부터 소득공제를 30%로 늘려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비인기스포츠종목에 대한 세제지원도 강화, 올해 세제개편안에 포함해 정기국회에서 입법과정을 거칠 방침이다.
지난 3월초 정부는 캐나다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등 소위 비인기 종목의 스포츠가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에 착안해 이러한 성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비인기 종목 스포츠팀을 창단하는 기업에 대해 3년간 인건비, 운영비 등을 120% 손금산입(인기 종목은 100% 손금산입)하기로 했다.
또 비인기 종목 실업팀에 입단하는 경우 전속계약금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80% 비과세헤택(필요경비 인정)을 받게 된다. 다만, 세제지원 대상 비인기 종목 스포츠는 향후 관계단체와 협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