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부 조세특혜지역'으로 지정
우리기업, 조세혜택 없다는 증명서 제출해야
2002월드컵 16강에서 우리나라와 맞붙었던 이탈리아가 세금에까지 빗장수비를 펼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탈리아 수출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무역투자공사(KOTRA) 밀라노 비즈니스센터는 9일 이탈리아 정부가 2002년 2월 우리나라를 조세특혜지역으로 지정해, 우리기업들이 이탈리아 수출시 조세특혜를 받지 않았다는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KOTRA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조세특혜지역을 특혜범위에 따라 포괄적 조세특혜지역, 일부 예외를 인정한 포괄적 조세특혜지역, 일부 조세특혜제도가 있는 지역 등 3등급으로 구분해 지정하고 있다.
이에 이탈리아 세법에서는 자국 기업이 EU국가를 제외한 조세특례국으로 지정된 나라의 기업과 사업을 하는 경우 수입금액 등을 포함한 원가와 비용을 세법에서 비용으로 공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조세특례국에 위치한 기업으로부터 상품을 수입한 이탈리아 회사는 수입금액을 비용으로 공제할 수 없어 세금 부담이 많아지게 된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조세특례제한법 때문에 일부 조세특혜제도가 있는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이탈리아 기업은 추가적인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우리 기업이 조세특례제한법에 의한 조세특혜를 받지 않았다는 증명서를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으로부터 발급 받아 제출할 것을 요청하고 있고, 아직도 이런 요구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탈리아 세무당국은 조세특혜를 받지 않았다는 증명을 위한 특정 서식이나 일반적인 지침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우리기업들이 대한상공회의소를 통해 확인필증을 발급 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필요할 경우 대한민국 대사관 혹은 외교부로부터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공기관이라는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해당서류는 이탈리아어로 번역 및 공증이 필요해 이와 관련한 작업은 주한 이탈리아대사관에서 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즉, 한국 기업이 보통 이탈리아에 수출할 경우 대한상공회의소 확인필증 발급→ 필요시 대한민국 외교부 혹은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에서 상공회의소가 공공기관임을 증명하는 문서 발급→ 서류 번역 및 주한이탈리아 대사관을 통한 공증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06년 이탈리아의 증빙서류 제출요구로 인해 불편을 느낀 국내 수출기업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고, 2007년12월 이탈리아 재무부에서 열린 한국·이탈리아 조세회의에서 이 문제를 조속히 시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2년 반이 지난 지금도 이탈리아에 수출하는 우리기업들은 조세혜택을 받지 않았다는 증명서를 이탈리아 세무당국에 제출해야 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이탈리아 정부에 이 문제를 시정해 달라고 요구해 왔고, 올해 G20 재무장관 회의 때도 이 같은 뜻을 전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며 "현재 이탈리아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며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