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판매해 수억원을 벌어들인 유명 화가가 이에 대한 소득세를 신고하지 않고, 버티다가 과세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이 화가는 그림 판매소득이 사업소득이 아니라 필요경비 80%가 인정되는 기타소득이라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해봤지만, 심판기관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9일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동양화가인 A씨는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일본인 제자 B씨를 통해 미술품을 판매하고 총 135차례에 걸쳐 7억9500만원을 송금받았지만, 이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지난해 4월 A씨에 대한 조사 결과, 사업소득으로 판단하고 2008년 귀속 소득금액을 추계로 결정해 1690만원의 종소세를 내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A씨는 "미술품 매매업에 종사한 사실도 없고, 소득세법(제21조)상 미술창작품에 대한 대가는 기타소득으로 규정해 필요경비 80%를 인정하고 있다"며 국세청 과세에 반발했다.
A씨는 "창작미술품을 장려하려는 세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거래의 횟수나 기간 등 형식에만 의존해 국세청이 사업소득으로 보아 과세한 처분은 부당하다"고 심판청구를 냈다.
이에 국세청은 "A씨가 인지도 있는 화가이고, 제자인 B씨가 미술품 판매대가로 송금한 횟수가 135회에 이른다"며 "B씨가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해당 미술품에 대해 카운슬링하면서 판매한 점 등을 비춰보면 사업소득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맞섰다.
심판원은 A씨가 그동안 다른 업종에 종사한 사실이 없는 전문 화가로서 미술품 판매대금을 송금받은 양태를 볼 때, 사업소득이 맞다는 국세청의 입장에 손을 들어줬다.
심판원은 결정문(2010서1686)에서 "미술품 판매소득이 미술창작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더라도 그 규모와 계속성, 반복성 등을 감안해 사업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먼저 사업소득으로 과세하고 사업성이 없는 경우에만 기타소득으로 과세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