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들의 생생한 뒷얘기
60대 시인의 시(詩), 40대 사업가의 시평(詩評)
종묘 공원에
노인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아주아주 오랫적 친구처럼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백발에
검은 반점이
인생을 증명하듯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한다.
나를 닮은 내 아버지가
그 속에서
장마 빗 소리 같은 파전을 부치며
세월의 잔을 높이 든다.
◆···시평집 「고깃배 그윽히 밀어내는 아침」 中 '비 개인 날 오후' (안호원)
기쁨 속에서 고통을 관조하고 불행 속에서 희망을 끝끝내 놓지 않는 한 시인의 관조된 인생 스펙트럼을 한 사업가의 눈으로 절절히 투영한 '시-시평집'이 출간돼 화제다.
이 책(도서출판 논형) '고깃배 그윽히 밀어내는 아침'은 60년대의 문인 안호원 씨와 40대의 사업가 민경두 씨(데일리팜 대표이사)의 시평이 만나 '시가 나를 바라본다'는 부제처럼 시와 시평이 영적 교감을 해가는 독특한 형식으로 쓰여졌다.
책의 저자이자 의약전문 온라인매체의 대표이사인 민경두씨는 3일 "노 시인의 인생역정에 감히 저도 동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쉽지는 않더군요"라며 "데일리팜에서 연재 되고 있는 심송 안호원 문인의 시들에 감히 제가 시평을 달아 책을 한권 냈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 책은 우리네 아버지들의 숨김없는 소사와 대사들을 살아 숨쉬는 시감의 대화로 생생하게 드러냈다.
아버지들의 '숨'은 아픔과 희망들이 강열하게 투영되어 나온다. 기쁨과 행복, 고통과 불행의 양 극단이 막걸리와 김칫 조각에, 그리고 침 튀기는 교감으로 얽히고 섥혀 너울짓한다.
1·2장에서 시인은 인간의 굴레이지 축복인 '삶'(고송과 어릿광대의 앙상블)과 '사랑'(있는 그대로 서로를 보아주는)을 영욕의 잣대로 각을 세워 노래했다.
이어 시인은 3·4장에서 '사회'(소금기 없는 눈물에 저항해)와 '역사(이름석자 남지 않아도)에 대해 대담한 낱말로 저항의식을 드러냈다. 이들 시어 또한 시평이 있는 그대로 퍼 담아 담백한 응수로 맞장구쳤다.
5장에서는 이상과 현실, 희망과 좌절, 기쁨과 슬픔, 사랑과 증오, 초심과 교만 같은 삶의 편린들을 응축하며 그 모두를 '포용'하는 시와 시평의 내적 대화들을 담았다.
"우리들 생명(삶)의 온갖 영욕(榮辱)은 허망한 물거품인가 영롱한 축복인가. 양쪽을 모두다 잡아낸 시인의 그런 '고깃배'를 우리들은 온전히 버리지도 못하고 화려한 보물선으로 만들기는 버겁기에 고기잡는 배 그것은 삶의 핵심이자 또한(片鱗)이다."
책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서울문고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