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 케이스 드물어…득표율 10%p안팎 '다툼'
2009년-조용근 회장 사상 첫 '추대' 형식 당선
선거결과에 정해진 '공식'이란 없다.
역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결과도 마찬가지다. 표면적인 역대 선거결과는 후보자들이 선거전략을 세우는데 별반 참고사항은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역대 선거결과를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에는 숨어 있는 몇 가지 '포인트'가 아쉽다. 다만 이는 세무사회장 선거를 치르는 후보자가 아닌 '관전자', 즉 유권자(세무사회원)들의 입장에서 풀어보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역대 세무사회장 선거결과에는 유권자의 입장에서, 내년에 치러질 선거의 과정과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을 정도의 '힌트'가 숨어있다.
□ 세무사회장 선거 '압승'은 없다= 지난 1997년 이후 치러진 7번의 세무사회장 선거에서 상대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누른 케이스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대부분 득표율 10%p 안팎에서 당락이 결정됐다.
1%p도 안되는 득표율 차이로 당락의 희비가 엇갈린 케이스도 있었다. 또한 특정 후보자가 수 차례 출마하면서 소위 국세청 고위직 출신 후보자와 순수 고시출신 후보자간의 2파전 양상을 보인 케이스가 대부분이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
지난 1997년 선거는 관(官)출신 후보자간 2파전이었다.
세무서장 출신 후보자(구종태 前회장)와 서울지방국세청장 출신 후보자(조중형 前웅진그룹 부회장)가 접전을 벌인 끝에 현직(국세청) 재직시절 그레이드가 몇 단계 낮은(?) 구 前회장이 68표 차이로 조 前부회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1999년 구 前회장은 회장 선거에 첫 도전장을 내민 순수 고시출신 정구정 前세무사회장을 가볍게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두 후보자의 표차는 379표 차이. 1999년 선거 투표율은 56%에 불과했다.
임향순 前세무사회장이 처음 출마했던 2001년 선거는 표차이가 상당했다.
1997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압승'이라는 표현이 그나마 어울리는 정도의 결과를 낸 것은 2001년 선거와 4년뒤 치러진 2005년 선거가 유이하다.
임 前회장은 2위 정구정 前회장과 3위 정영화 세무사를 각각 530표, 1168표 차이로 따돌리고 첫 세무사회장에 당선됐다. 2년 뒤 치러진 2003년 선거는 임 前회장과 정 前회장의 리턴 매치. 정 前회장이 고작 27표를 더 득표, 임 前회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2003년 선거는 그야말로 '초박빙'으로 치러진 선거로 기록되고 있다.
투표율 제고를 위해 '우편투표'라는 방식이 첫 적용된 2005년 선거에서 임 前회장과 정 前회장은 또 다시 맞붙었다. 무려 82%의 투표율을 기록한 당시 선거의 승자는 612표를 더 득표한 임 前회장의 몫이었다.
임 前회장은 당시 선거 승리로, '징검다리 연임'에 성공했다.
우편투표제가 폐지되고 '지방회별 순회투표'가 도입, 시행된 2007년 선거는 조용근 現세무사회장이 파란을 일으켰다. 개업 2년이 채되지 않았던 '선거신인' 조 現회장은 징검다리 연임을 노리던 정 前회장을 332표 차이로 제치고 회장에 당선됐다.
여세를 몰아 2009년 연임에 도전한 조 現회장은 다른 후보자들의 자진사퇴로 사상 첫 '추대' 형식으로 세무사회장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당시 조 現회장이 국세청장 후보자로 거론이 됐다는 점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회장 선거가 생략된 2009년 선거는 김 빠진 선거가 됐고 결국 48.5%의 초라한 투표율을 기록한 채 막을 내렸다. 
□ 후보군 난립, 표심의 향방은 어디로= 현재 추세가 내년 2월 선거일까지 이어진다면, 내년 선거는 표심이 이리저리 찢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될 경우 선거의 부정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다수 세무사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 '반쪽짜리' 회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세무사 업계내 다(多)집단의 상반된 '의견'이 형성, 여론 규합이 어려워질 수 있고 집행부도 결국 힘을 받기가 곤란해 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세무사 업계에서는 현재의 다수 후보자 난립상황이 정리되는 것이 세무사회장 선거라는 '이벤트'를 회원 화합의 장으로 승화시키는 한편 업계의 발전을 위한 최선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후보자간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한 두 명의 후보자에게 '힘'이 집중될 경우에도 현재 후보자들의 지지기반 등을 감안할 때 예년과 같은 '압승'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