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정책처 "성과지표 누락, 성과정보 할 수 없다"
"일간지에서도 다 하는 어린이경제신문에 65억 투입"
기획재정부가 내년도에 시행하려는 각종 조세정책지원 사업에 대해 성과지표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아 예산안 심사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정부 각 부처는 업무추진의 중·장기 목표와 성과지표를 수립해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해야 하지만 일부 사업의 경우 이것이 누락돼 국회의 예산심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획재정부의 경우 경제교육지원 사업, 중장기 경제전략 기획사업 등은 사업효과가 불명확해 성과지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5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1년도 정부 성과계획서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재정부는 내년도 조세정책지원 사업 중 '알기 쉬운 조세체계 구축' 사업에 대한 성과지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알기 쉬운 조세체계 구축' 사업은 지난해 재정부 예산에는 없던 것으로, 5개 세법에 대한 연구용역비 7억5000만원과 전문가 회의 및 의견수렴 간담회 개최에 3000만원 등 총 7억8000만원이 소요되는 신규사업이다.
예산정책처는 "복잡한 조세법구조를 개편하고 법령의 통일성과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되는 예산이지만, 성과지표가 마련돼 있지 않아 재정사업에 대한 성과정보를 전혀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또 "재정부는 '알기 쉬운 조세체계 구축' 사업이 내년에 처음 실시되는 사업이라 성과지표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사유를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내년도 성과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고, 수정·변경이 가능하므로 성과지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정부가 일반 국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경제교육 지원사업도 사업타당성 부족과 유사사업의 중복으로 성과측정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재정부가 예산을 지원해 경제교육을 주관하는 사단법인 한국경제교육협회는 내년에 총 100억원의 지원예산 중 65억원을 '아하 경제'라는 청소년경제신문 발행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예산정책처는 "'아하 경제'는 그 성격이나 내용이 주요 일간지 언론매체에서 발행하고 있는 어린이경제신문과 그 성격이나 내용이 유사해 정부가 왜 이런 사업을 나서서 수행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고 촌평했다.
예산정책처는 또 "한국경제교육협회가 실시할 초·중·고교사 및 대학생, 학부모, 공무원 대상 경제교육도 공공기관인 한국은행이나 민간경제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 실시하고 있는 것과 거의 일치하고 있어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굳이 경제교육이 필요하다면 교육과학기술부 차원에서 학교 교과과정을 고려해 실시하는 것이 맞지, 기획재정부가 임시방편으로 실시하는 것은 교육효과나 사업 성과면에서 문제가 많다. 사업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산정책처는 재정부 내년 예산 중 3억900만원이 책정돼 있는 '중장기 경제전략 기획' 예산에 대해서도 "이미 재정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미래기획위원회의 주요업무와 중복돼 통합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성과관리측면에서도 투입지표가 많아 성과측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