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반전 기회", 파상 공세 vs. 민주 "돌발 악재", 예의 주시
오세훈 서울시장 사퇴에 이어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금품 거래 문제가 불거지면서 여야는 오는 10·26 재보궐선거를 놓고 분주하게 손익계산을 따지는 모습이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사실상 무산되고 오 시장이 사퇴를 감행하면서 여론은 야당에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곽 교육감의 금품 거래 문제가 터지면서 여론의 향배가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승리 분위기였던 민주당은 곽 교육감 사태로 충격에 휩싸였다. 반면 주민투표 무산에 이어 오 시장의 사퇴로 침체됐던 한나라당은 '승기를 잡았다'며 반전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30일 라디오 연설에서 "'나쁜 교육감'이자 '불량 교육감'인 곽 교육감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주영 정책위 의장과 김정권 사무총장도 "'반부패 전사'를 자처하다 엄청난 부패 비리에 노출된 곽 교육감은 사퇴해야 한다"며 "'기획수사다, 의혹 부풀리기다'라고 하는 민주당의 논평은 더 가관"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도은 "곽 교육감은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당장 자진 사퇴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곽 교육감을 국회 교과위로 출석시켜 돈거래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현안질의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고 공세를 이어나갔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곽 교육감의 사퇴 압박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며 "소위 진보진영이 휘둘렀던 도덕성·청렴성이라는 트레이드 마크가 완전히 깨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당의 한 관계자는 "곽 교육감이 사퇴하면 야당이 교육감 선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힘들 것"이라며 "10월 재보궐선거는 물론 내년 총·대선에서도 한나라당에 불리할 것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당 소속 의원들이 워크숍에서 "각별히 당면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비롯한 10·26 재보궐선거 승리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앞선 29일 곽 교육감의 사태에 대해 "대단히 충격적이고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곽 교육감은 이런 상황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인지 깊이 있고 심각하게 성찰하고 책임있게 처신해 주길 바란다"고 말해 수사에 대한 의혹제기보다 '낮은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곽 교육감 문제와 서울시장 선거는 별개의 문제"라며 "오세훈 시장이 불필요한 주민투표를 함으로써 오늘의 혼란을 가져오게 한 책임이 한나라당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야권단일화를 통해 승리할 수 있다"며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곽 교육감 사이에 선을 그으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의원은 "곽 교육감 사태가 야당에 안좋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여당은 공세를 이어나갈 것이 아니라 점잖고 무게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곽 교육감 사퇴에 대한 의원들의 입장이 모아지지 않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