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 제한적이나…상장기업 속속 등장
IPO(기업공개) 시장에 찬바람이 가득하다.
공모주 시장은 증시하락으로 인한 기업가치 저하와 한국거래소의 주주보호정책 강화,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 부진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
실제 올해 상반기 신규상장 종목은 총 10개사로 전년동기 34개사 대비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상장종목도 대부분 시가총액 500억~1000억원 미만의 중소형주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공모금액(4900억원)도 전년동기(3조 1000억원) 대비 15%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상반기에 두산엔진, 현대위아, 골프존, 스카이라이프, 하이마트, 한국항공우주 등 다수의 우량 종목들이 시장에 이름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공모주 시장은 사실상 '빙하기'에 진입한 모습이다.
□ 하반기에도 시장 '꽁꽁'= 하반기에도 공모주 시장에 큰 기대를 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IPO 심사청구 기업수가 급감한 가운데 여타 대형 유망주들도 상장을 보류하거나 내년으로 연기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18일 원상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상장 무기한 연기를 발표했고,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Big2로 분류됐던 산은금융지주는 국회동의 지연과 자회사들의 실적악화라는 '암초'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래에셋생명은 기상장된 생보사들의 주가 약세로 적정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논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초 이색기업으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카페베네도 상반기 실적악화로 연내 상장은 사실상 힘들 전망이다.
그 외 애경화학, AK켐텍, 해태제과, 웅진패스원 등 다수의 대기업 계열사들도 내년 이후로 상장을 연기하는 분위기다.
□ 상장 준비기업, 지금이 기회?= 하반기 공모주 시장 부진에 따른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이 미뤄진 가운데,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과 일반 투자자들은 기회를 낚은 모습이다.
한 증권사 IPO전문가는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같은 기간에 공모를 진행할 경우에는 수급이 상대적으로 대형주에 집중되어 중소형주가 소외될 수 있다"며 "이는 시장 전체 수익률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형 공모주가 많았던 지난해 상반기에는 공모주의 상장일 평균 시가 상승률이 21.5%였던 반면, 대부분 중소형주로 구성된 올해 상반기에는 상장일 평균 시가 상승률이 53.3%로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모기업 수가 줄어들면 유동성 집중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전문가는 "공모주 시장에는 늘 일정금액의 공모주 투자자금의 존재하기 때문에, 공모기업이 줄어들 경우 상대적으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6개 기업이 상장했지만 기관의 수요예측경쟁률은 115: 1 이었던 반면, 월 평균 1.7개 기업이 상장한 올 상반기는 195:1로 전년대비 2배 가량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청약 경쟁률도 전년도 439:1에서 올해는 767:1로 급증하며, 유동성 집중 효과가 나타났다.
그는 "6월 현재 공모주 펀드 설정액은 약 4500억원인데 전년 말 대비 900억원의 자금이 신규 유입됐다"며 "이는 하반기 공모기업들이 양호한 수급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 6~7월, 갈증 해소할까?= 4월 이후 '개장휴업' 상태였던 공모주 시장이 하반기를 맞아 분주한 모습이다.
현재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이 24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하반기 공모주 시장에 대한 기대는 제한적이지만, 6~7월중에는 비교적 많은 기업이 시장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현재 7월까지 상장이 예정된 기업은 총 8개사다.
사조씨푸드, 패스트패션브랜즈, 피엔티는 공모 일정을 확정했고, 디지탈옵틱,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 엠씨넥스 등은 7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그 중 국내 횟감용 참치 1위 업체 사조씨푸드는 공모주 시장의 한파를 딛고 수요예측 결과 공모 가격이 희망 밴드가격 상단을 뛰어넘어 눈길을 모았다.
이 업체는 기관 수요예측 결과 희망공모가 밴드(8600~1만50원) 상단을 넘어선 1만600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됐으며, 수요예측 경쟁률은 185:1로 2011년 평균 경쟁률인 115:1을 초과했다.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참여기관의 66%가 1만5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 측 관계자는 "최근 공모 시장 환경 악화로 인해 사조씨푸드의 공모 밴드가 유사 기업에 비해 하향 조정된데다, 사업 안정성과 성장성이 우수하다는 평가에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 매력을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외 렌터카 업체 중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AJ렌터카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