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브랜드를 본 따 만든 소위 '짝퉁' 제품들은 일선 세관의 주시 대상이다. 루이비통, 샤넬, 구찌, 버버리 등 이름만 들으면 아는 명품을 그대로 흉내 낸 위조품들이 세관의 감시망을 피해가며 밀반입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실제 관세청이 올해 1분기 동안 적발한 짝퉁 제품만 해도 130건. 이들은 161개 브랜드, 76만568점으로 무려 3330억원 어치에 달한다.
이 같은 유명 브랜드 위조는 엄연한 지적재산권 침해인 만큼 짝퉁 밀수 적발은 세관의 중요 과제 중 하나다. 이에 인천공항세관에서는 이런 위조 상표 제품 밀반입을 막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인천공항세관 최봉구 관세행정관(사진)도 짝퉁 밀반입 차단의 파수꾼 중 한 사람이다. 최근 위조상표 운동화와 골프채를 적발해 조사분야에서 이 달의 우리세관사랑상(WeCustoms상)을 수상했다.
□ 1억원 어치 짝퉁 운동화 적발…'이달의 우리세관사랑상' = 최 행정관이 올해 적발한 위조 상표 제품은 1억원 어치에 달한다. 지난 2월에 유명 브랜드를 따라한 짝퉁 운동화 2500여점을 적발했는데 금액으로는 4000만원 어치에 달했다.
이어 3월에는 짝퉁 골프채 30세트, 약 2000만원 어치를 적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제품들은 이름만 대면 아는 인기 브랜드를 흉내낸 제품입니다. 주로 위조 제품이 적발됐던 우범 업체나 중국과 같은 짝퉁 제품이 많이 적발된 나라 제품들을 위주로 해서 검사망을 좁혀 조사를 했지요."
최 행정관이 이들 위조 제품을 적발한 방법은 위험요소 연관분석법.
그동안 짝퉁 제품을 제조한 적이 있는 업체들이나 우범지역 등 짝퉁 범죄에 대한 연관성을 고려해 정보 분석을 했다. 이 같이 사전 정보를 가지고 조사목표를 잡아 검사하는 방법은 가짜 제품을 잡아내는 데 주효했다.
"위조품이 날로 정교해지고 있어 예전처럼 물건의 외형만 보고 짝퉁을 판별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정보분석 방법으로 검사를 하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표권자 등과 긴밀한 협조체계 역시 중요한 부분입니다."
최근에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수영복 등 바캉스 제품들의 위조상품 밀수를 조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 관세청 3년차…"검사 물품 손상 없이 조심스럽게 다뤄야" = 최 행정관은 이제 관세청에 입사한지 3년차다. 지난 2009년 인청공항세관 통관국에 입사해 현재 조사감시국에서 화물정보분석 업무를 담당한지는 7개월 남짓.
"인천공항을 통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항공 화물 중 마약, 총기류, 불법의약품 등 사회안전 위해물품과 가짜상품 등을 검사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국내 반입 전에 이들 불법 제품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정보분석을 해 우범화물을 선별하고 이를 하나 하나 검사하는 것이지요."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물품들을 하나 하나 손상이 안되게 검사하는 것이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이라고 한다.
"핸드백 등 고가의 명품이나 의료기기 같은 정밀장비 등이 반입돼 검사를 하게 될 때 긴장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필요에 따라 개장검사를 하게 되는데, 상품에 손상이 가면 안되니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되지요. 예를 들어 명품 가방 같은 경우 긁히거나 하면 제품에 손상이 되니까 조심스럽고 까다롭게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최 행정관은 검사 업무가 적성에 잘 맞는 편이라고 전했다.
"사실 막연하게 모든 제품을 검사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한때 가짜 배터리가 많이 적발되던 때 불량 배터리가 밀수가 많았어요. 불량 배터리에 진품처럼 상표를 붙여서 수입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그냥 눈으로 봐서는 어느 게 불량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죠. 감이 중요합니다."
최 행정관은 꽤나 '눈썰미'가 있는 편이다. 진품과 비슷한 제품 중에서 가짜 제품을 눈썰미와 감으로 찾아내 직접 적발해냈을 때는 보람이 두 배라고.
□ "다양한 조사업무 더 배우고 싶어"…매너리즘 없는 공직생활 '꿈' =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무역학이나 국제관계학 등 관세청 업무과 관련된 부분을 자주 공부했던 최 행정관은 의욕적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직 여러 부서를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현재 맡고 있는 조사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좀 더 접하며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 받은 우리세관사랑상을 받았을 때 가장 보람되고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상을 받기 위해 열심히 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귀한 상까지 주시니 더더욱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공무원이라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열심히 일하고 싶은 게 그의 바람.
"마약, 총기류, 불법의약품, 가짜상표 등이 우리나라에 반입되기 전에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그 어느 누구보다 더욱 많이 갖게 됩니다. 우리나라 관세국경의 최일선에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우리나라의 건전한 경제생활에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항상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려고 합니다."
[약력]
▲1979년 ▲홍익대 경영학과 ▲관세행정관(9급)
▲인천공항세관 수출입통관국 수입1과, 인천공항세관 휴대품통관국 휴대품3검사관실, 인천공항세관 조사감시국 화물정보분석과(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