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부가 지난 18대 국회에서 물을 먹었던 인천공항 민영화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세외수입 확보차원,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른 민영화 작업의 일환이라는 주장 등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그 구체적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국민 상당수가 반대하고 있는 인천공항 매각을 재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전문공항운영사'와의 전략적 제휴?= 기획재정부는 이날 인천국제공항 지분매각 과제와 관련 "전문공항운영사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포함해 지분 49%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정부에 따르면 여기서 말하는 전문공항운영사란 영국 히드로 공항,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 등의 지분을 일부 취득해 운영에 참여한 회사를 의미한다. 하지만 해당 회사의 구체적인 명칭은 거론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특정 매각대상자가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전문공항운영사가 들어와서 인천공항공사가 얻게 될 가장 큰 이득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써 입지를 더 굳히기 위해선 노선 확충이 필요한데, 전문공항운영사가 들어올 경우 보다 많은 해외 노선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그리 신뢰가 가는 답변은 아니다. 이 관계자는 외국 유명 공항들과 비교해 인천공항의 해외 노선이 많이 부족한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비교하지 않아 설명하기 어렵지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만 답변했다.
□'비용대비' 서비스 만족도를 높인다?= 그렇다면 인천국제공항이 국제공합협의회(ACI)에서 7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며 대외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나타내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정부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매각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선진화 됐다고 평가할만한 근거이나, 재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ACI의 평가결과는 단순한 서비스 평가결과이지, 비용대비 서비스 효율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쉽게 말해 인천공항이 현재 100원을 투입해 10원을 얻게 되는 수준이라면, 지분 매각으로 해외전문운영사가 들어올 경우 100원을 투입해 20원의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매각효과와 이에 따른 추가적인 이익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단지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적 근거에 의존한 설명으로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49%의 지분을 파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공공기관들도 대체로 이 정도 수준에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라고만 답변했다. 또 이전에 일부 매각이 추진된 공공기관들의 지분매각 수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비교분석을 하지 않았다"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쏙 들어간 '국민주' 매각방식, 누구에게 파나?= 지난해 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천공항 지분 매각 시 국민주 매각방식을 고려하겠다"며 "소득 하위 2분위 이하에게 판매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매각대상까지 언급했다.
주식 상당수를 저소득층 국민들에게 판매해서 가계 소득 증대를 돕겠다는 설명도 부연됐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가 인천공항 매각을 재추진하는 과정에선 아직까지 국민주 매각 방식은 고려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지 전문공항운영사 등을 포함한 민간부문에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방향성만 잡았다는 설명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아직 국민주 매각방식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구체적인 매각방식은 법안 재추진 과정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상당수는 정부가 인천공항 매각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속시원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의문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인터넷에 게재된 인천공항 매각 관련 기사에는 왜 정부가 명쾌한 설명없이 매각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느냐는 등 비판적인 여론이 상당수다.
결국 이 문제는 19대 국회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부가 방향성을 잡고 법안을 마련하더라도, 국회의 법안 심의과정에서 또 다시 논쟁이 불 붙게 되면 통과여부를 가늠하기 상당히 어렵다.
실제로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정부는 4314억원의 인천공항 매각대금을 세외수입으로 편성하면서 강력한 매각의지를 보였지만, 연말 예산심의 과정에서 폐기처분 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인천공항 매각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추후 19대 국회 논의과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