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감독 개편문제는 다음 정부의 핵심과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학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내놓은 개편방안을 살펴보면, 금융과 관련한 정책결정 및 법률제정의 권한이 있는 금융위원회를 기획재정부(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으로 회귀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뼈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응해 재정부의 국제금융 부문을 분리하고, 이를 금융위와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008년 현 정부가 들어서며 국내금융은 금융감독위원회로 이관되면서 현재의 금융위로, 국제금융은 논의를 거치다 현재의 기획재정부에 남게 됐다.
이때부터 국내금융과 국제금융을 한 기관이 맡아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됐으며,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이나 유럽에서 발생한 금융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논리가 일각에서 힘을 얻고 있다.
그렇지만 재정부와 금융위의 대대적인 조직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합의점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현재 재정부에는 국제금융정책국, 국제금융협력국 등 국제금융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있는데, 만일 이들을 금융위와 통합하려면 정부조직법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등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러한 시나리오는 금융위에는 좋지만 재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남는 게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대로 금융위와 재정부가 통합되면 금융위의 고위급 공무원들은 자리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조직 개편문제는 각 부처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금융위 측은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복수의 정부당국 고위관계자는 "현재의 금융위가 출범한 당시에도 논의됐던 문제이지만, 현재로서는 언급하기에 너무나 이른 감이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는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섣불리 카드를 꺼내어 보이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금융관료들이 자신들의 '자리' 챙기기에 급급해 결국 금융감독 체계가 기형적 형태가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