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불체포특권 오남용 전례 극복해야" 당론화하자, 김용태 '반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을 놓고 새누리당 내 갈등이 표출됐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11일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의원총회에서 "국회는 불체포 특권의 오남용 등 과거 전례를 극복하고 새 변화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당론화 하려고 하자, 이에 '비박계' 김용태 의원이 반발하고 나선 것.
이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는 동료 의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보다는 국민의 법 감정과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며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진정 변화의 길을 가느냐, 여전히 특권층으로 인식되느냐의 역사적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며 "국민이 오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변화와 쇄신의 길을 가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황우여 대표는 "현행법으로는 동의가 없으면 재판을 할 수 없기에 (검찰이) 우리에게 동의를 요구해온 것인데 정 의원은 동의를 받기보다는 스스로 나가 떳떳이 무고함을 밝히고 싶다는 취지를 말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개혁의 중대한 시발점에 서 있기에 보통 때와는 다르게 이 문제에 대해 국민 앞에, 국민들의 눈이 모인 자리에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김 의원은 즉각적으로 공개발언 기회를 달라며 이 원내대표의 당론화 움직임에 항의했다.
김 의원은 단상에 나가 "원내대표님께 묻겠습니다. 이게 당론입니까?"라며 "지금 말씀하신 취지가 모든 상황을 의원들한테 설명한다는 빌미로 한 방향으로 투표를 유도하지 않았나"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이어 "이 이야기를 듣고 누가 감히 정 의원 체포동의안에 부결표를 던질 수 있겠느냐"며 "본인들의 판단에 맡겨야되지 않겠느냐. 특히, 한 개인의 생사가 달려있는데 당이 원내지도부 필요에 따라서 당론으로 몰아가는 게 맞느냐"며 거듭 항의했다.
그러면서 "원내 지도부가 당론으로 몰아가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분명히 한 개인의 생사가 달린 이 문제에 대해서 자의로 투표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이 회의 끝나는 순간까지 당론으로 몰아 가는 행태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무소속 박주선 의원과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김 의원이 주장한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문제점은 정 의원에 대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미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박 의원과 함께 처리하는 게 맞지 않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전날(10일) 구속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솔로몬 저축은행 임석 회장으로부터 3억여원을 받을 때 동석해 '공범'으로 적시돼 지난 6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