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 코리아]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매입해 국가 자산으로 보유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비트코인을 장기적으로 비축하면 시간이 지나 가치가 상승해 국가 부채를 갚는 데 유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금, 외화, 전략비축유(SPR) 등 기존 자산을 보유 중이며, 범죄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약 200억 달러(약 27조 864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소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디지털 체임버의 코디 카본 회장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과 같다"며 "미국이 이를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지 않는다면 적대국들이 이를 활용해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S&P글로벌의 앤드루 오닐 디지털자산 담당 이사는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보유는 국가 부채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달러의 구매력이 시간이 지나 비트코인에 비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매년 20만 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해 5년간 비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전했다. 루미스 의원은 이를 통해 국가 부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 팀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비트코인의 전략적 활용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난 7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현재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포함해 모든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에 대한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아나냐 쿠마 부국장은 "20년 후 비트코인 가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며 비트코인이 안정적인 자산으로 간주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WP는 경제학자들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매우 크며, 현재 높은 가격에서 매입했다가 하락할 경우 납세자들이 부담을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것은 명확한 논리가 부족하다"며 "암호화폐 보유자들에게만 이득이 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납세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가 비트코인의 전략적 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가격 변동성과 공공 자산 관리의 복잡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