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들의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높은 가운데 한국철도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에도 일감몰아주기가 만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처장 주영진)는 11일 발간한 '2011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 평가 보고서'에서 "공공기관이 시장경쟁을 통하지 않고 특정자회사에게 일감몰아주는 것은 독점거래이기 때문에 비효율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개경쟁 등으로 전환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이 시장경쟁 없이 특정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주요 사업유형은 물류, 시스템통합, 광고, 건물보수, 유지 등인데 이러한 사례는 한국철도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었다.
한국철도공사는 코레일테크, 코레일네트웍스, 코레일유통 등의 자회사를 설립해 철도승차권발매, 철도차량 유지보수, 광고 등과 관련해 내부거래를 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철도공사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코레일유통은 철도 역사 내 시설물을 이용하여 매점 등 유통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고속철도, 광역철도 등의 건설로 철도시설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어 코레일유통의 매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정책처는 "이렇게 특정자회사에게 철도역시설 운영권을 부여하고 이에서 발생하는 임대료와 배당금을 지급받는 것은 보다 다양한 사업자들의 사업기회를 박탈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철도역사 시설물 사용에 대한 경쟁입찰제도 등을 도입해 타 사업자가 철도역사 내 유통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한국철도공사는 2012년 6월에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주)코레일유통이 운영하는 전문매장을 대상으로 공개경쟁도입을 추진중에 있다.
한국가스공사도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가스기술공사에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있었다. 최근 5년동안 한국가스기술공사의 매출액은 1300~1600억원으로 이중 한국가스공사에 의한 내부 매출액이 전체매출액의 대부분(86.5~89.2%)이었다.
모회사인 한국가스공사와의 수의계약으로 인해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지속적으로 41~120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하고 있었으며, 한국가스기술공사의 당기순이익은 모회사인 한국가스공사의 지분법이익으로 반영되고 있었다.
이로인해 한국가스기술공사의 매출액이 한국가스공사의 가스공급자인 한국가스공사의 비용으로 인식되고, 한국가스기술공사에서 발생한 수익만큼 한국가스공사의 비용이 증가하여 가스요금이 상승하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일감몰아주기는 한국도로공사도 마찬가지였다. 한국도로공사는 2011년도말 현재 운영중인 휴게소 170개소 중 142개소와 주유소 167개소 중 140개소를 임대하고 있는데 이중 20개소를 한국도로공사의 퇴직자 모임인 '사단법인 도성회'가 100% 소유한 (주)H&DE(구 한도산업)에 임대하여 운영토록 하고 있다.
휴게시설 중 4곳은 공개입찰을 통해 (주)H&DE가 운영권을 획득하였고, 16곳은 수의계약에 의해 잠정운영하고 있었다.
잠정운영은 운영업체의 갑작스런 부도, 운영부실 등에 따른 계약해지 등으로 인해 불시 반납되거나 중도 계약해지된 휴게시설을 정상적인 입찰 전까지 운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H&DE의 잠정운영기간은 길게는 3년이상 지속되는 문제점이 있었으며, (주)H&DE의 운영보증금 수준도 운영기간 임대료의 1/4정도로 낮아 임대보증금에 대한 기회이익도 제공하고 있었다.
이외에 '사단법인 도성회'는 100% 출자회사인 (주)H&DE가 안정적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통해 발생한 당기순이익에 대해 높은 배당을 실시하고 있었다.
이에 예산정책처는 "한국도로공사와 특수관계에 있는 퇴직자 모임인 도성회가 설립한 회사에 혜택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잠정운영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