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의혹 제기 파상공세..與 "증명 안된 의혹" 엄호
김병화 위장전입ㆍ다운계약 시인.."저축銀연루 사실무근"
국회 인사청문특위가 11일 개최한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부정 의혹들이 `백화점식'으로 터져 나왔다.
야당은 위장전입ㆍ아파트 다운계약서(축소신고)ㆍ아들 병역 등 기존 의혹들에 더해 제일저축은행 연루 의혹과 전 태백시장 수사외압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반면 여당은 의혹들에 대한 해명을 듣는데 무게를 뒀다.
야권이 대법관 후보자 4명 중 `낙마 1순위'로 점찍었던 김 후보자는 기존 의혹들을 시인했지만, 새로운 의혹들은 강력히 부인했다.
◇제일저축銀ㆍ前태백시장 수사무마 의혹 = 민주당 측은 각종 수사무마 청탁 의혹들로 포문을 열었다.
우선 구속기소된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의 로비스트인 박모씨가 김 후보자를 검찰 로비 창구로 활용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고향(태백) 중학교 동문인 박씨는 재경태백시민회 회장이고, 김 후보자는 이 모임의 감사를 맡았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유 회장이 박씨를 통해 김 후보자에 대한 금품로비를 지시했다"며 "검찰 조서에 김 후보자를 의미하는 `의정부지검 고위관계자' 표현이 39차례 등장하고 후보자가 문제 인물들과 수십 차례 통화한 사실도 있다"며 주장했다.
또 강원경찰청 광역수사대가 2010년 박종기 전 태백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하다 검찰의 수사지휘로 내사종결한 것과 관련, 김 후보자가 수사중단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같은 당 최재천 의원은 "김 후보자가 이 사건에 압력을 가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시민이 대검에 진정을 넣어 담당 검사가 감찰조사도 받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가 인천지검장 시절,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업무추진비 부당집행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한 것을 놓고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저축은행 연루 의혹과 관련 "가까운 지인이라도 청탁성 전화를 받으면 면박을 주고 끊는다"고 했고, 전 태백시장 내사종결건에 대해선 "처음 듣는 얘기이며 전혀 외압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안 전 시장 사건에 대해선 "시장은 일반공무원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재산의혹 `시인'..與, 후보자 엄호 = 김 후보자가 울산지청 근무때 아파트 청약자격 때문에 서울로 위장전입하고, 2000년 강남 아파트를 거래하면서 반값으로 낮춰 신고했다는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위장전입에 대해 "젊은 시절 빨리 집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에서 한 것으로 사과한다"고 밝혔고, 다운계약 논란에는 "관행이었지만 사과드린다. 다운계약서를 인정하면 따라오는 세금 문제도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자의 아들이 척추골절을 이유로 공익근무 대상이 된데 이어 검찰 유관기관인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게 된 점, 김 후보자가 강원도에 근무하면서 서울대 주간 석사학위를 취득한 경위 등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최 의원은 "아들이 허리부상 이전부터 병역면제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말했고,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이명박 정권의 4대 필수과목이 위장전입, 세금탈루, 병역특혜, 부동산투기인데 그 중 3개에 해당되고 병역에선 아들 문제가 있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자격 시비에 일부 가세하면서도 전반적으로는 야당의 파상공세에 맞서 후보자를 `지원사격'하는데 주력했다.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대법관으로 결정적 흠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고,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은 "허물이 있는지 명백히 가려야 하지만, 증명되지 않은 의혹으로 한 사람이 매도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도읍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공개한 `제일저축은행 수사 조서'의 입수 경위를 문제삼으면서 야당측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후보자의 상사였던 이준보 전 대구고검장은 참고인으로 나와 "김 후보자의 장점은 그런 정도의 단점들을 극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