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복지수준과 조세부담에 대한 국민대타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김용진 기자)
'부자증세' 용어에는 말 아껴..."민주당처럼 계급주의적 접근 아냐"
민주통합당에 이어 새누리당도 '증세'추진을 밝혀 '경제민주화'와 함께 '부자증세'에 대한 대선 이슈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부자증세'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의 세제개편 방향은 ▲기존 소득세 체계에 대한 과세표준과 세율 조정 ▲대기업의 최저한세율 ▲비과세 감면 혜택 축소 등 고소득층에 부담이 가중되는 방향이다.
새누리당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12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현행 소득세가 너무 오래된데다, 복지수요가 높아지면서 과세표준구간과 세율을 조정하는 방안"이라면서 "현재 당 정책위와 기획재정부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당정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부자증세라고 봐야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민주당처럼 계급주의적 접근이 아니다"라며 '특정계층에 대한 집중적인 세금을 걷으면 반발만 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대기업의 최저한세율(기업들이 각종 비과세, 감면 등을 통해 세금이 깎이더라도 반드시 내야 하는 최소한 세율)도 높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복지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법인세율은 현행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한구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지금은 복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부 증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일반인 증세가 아니고 비교적 여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증세"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부자증세라기보다는, 예를 들어 주식양도차익처럼 노동하는 사람은 세금을 내고 주식 이익은 안 내는 것은 불합리하고 불공평하다"며 "파생상품에 과세하고 비과세 감면을 정리하면 복지재정이 조금 커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위 관계자는 또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공약에 나온 '복지수준과 조세부담에 대한 국민대타협'과 관련해 "박 전 위원장이 복지수준확대와 증세 부분에 '국민 대타협'을 천명했는데 이는 '증세'에 대한 국민적인 동의를 말하는 것"이라며 "국민 동의 없이 어떻게 세제를 고치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캠프'의 정책·메시지본부장인 안종범 의원도 "'국민 대타협'이 꼭 증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한 후, "복지나 일자리 재원조달은 기본적으로 씀씀이를 60% 줄이고 세수를 40% 더 늘려 충당하는 6 대 4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세수를 더 늘린다는 게 반드시 세율을 높이거나 세목을 신설하는 증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밝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9대 총선 때 약속했던 자본소득 과세 강화와 비과세, 감면 축소로 75조원의 복지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며 "증세는 불가피하지만 1% 부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짜내는 형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상위 1%와 상위 0.1%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당 조세정책의 핵심 내용으로 내걸었다. 상위 1% 소득자인 과세표준 1억5000만원 초과 ~ 3억원 구간의 세율을 현행 35%에서 38%로 3%포인트를 올리는 방안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도 현행 4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내려 연간 4000억 원의 세수를 더 늘릴 계획이다. 법인세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