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제민주화 색깔론 몰아간 것…사과해야"
박재완 "오해 불러일으킨 부분은 유감"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첫 대면부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진땀'을 뺐다.
야당 의원들이 지난 9일 박 장관이 여수엑스포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경제민주화 정책들이 지나치게 되면 북한처럼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 부분을 두고 '정치권과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맹공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민주통합당 간사 김현미 의원은 "경제민화에 대한 요구는 여야를 막론하고 높은데 경제민주화를 북한식이라고 말하는 것은 국민들의 요구를 색깔론으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경제민주화가 곧 북한식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 다만 우리가 세계 표준과 너무 동떨어진 제도를 시행하면 외국으로부터 항의를 받을 수 있고 갈라파고스가 되지 않냐는 생각에서 말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다만 친족경영처럼 한국에만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선 일감몰아주기 과세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같은 특별한 제도는 도입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고, 다만 이 부분이 지나칠 경우 여러 가지 무역 장벽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의 우려를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장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야권 의원들의 공격수위는 더 높아졌다.
민주통합당 조정식 의원은 "경제부처 총괄 수장께서 하는 첫 인사말에 경제민주화 얘기가 없고, 경제민주화가 지나치면 북한처럼 고립된다고 폄하하는 얘기만 한다"며 "대형마트 의무휴업 후에 부작용 있다고 한 부분도 18대 국회 합의를 무시한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다. 발언을 취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설훈 의원도 "본인의 뜻은 그게 아니지만 한번 뱉으면 담을 수 없는게 세상 인심"이라며 "본인 뜻과 달리 경제민주화 심화되면 북한식 우물 안 개구리 될 수 있다라는 취지로 전달되게 말을 한 부분에 대해선 사과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민석 의원 등 야권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결국 박 장관은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선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선거개입 논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지난 2월 20일 복지 TF에서 정치권 복지공약에 대해 어마어마한 예산이 소요된다고 발표했는데, 기획재정부와 장관이 자꾸 정치를 하려 한다"고 지적하면서 "여야간 정책과 공약은 정당의 의견을 내놓는 것인데 그것에 대해 장관과 기재부가 중립적 입장에 서지 못하고 토를 달고 있는데 무슨 '개입본색'이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라며 "향후 국회 대정부 질문, 예산안 심의, 세법개정 등 세부논의 과정에서 정부 입장을 물어볼 때 항상 중립적이라고 할 수 없지 않는 사정도 있다. 또 중립적이라고 말을 못한다면 정부 입장이 없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