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충북교육청, 방과후 학교 수업료 책정 관리 철저히 하라"
충청북도 일부 초·중·고교에서 방과후 학교의 강사료를 부적절하게 책정해 학부모들에게 과다한 수강료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교내에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어 외부 강사 초빙만으로 컴퓨터교실 운영이 가능한데도, 컴퓨터 구입비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민간업체에게 프로그램을 위탁해 높은 수강료를 받아온 학교들도 감사원 감사 결과 적발됐다.
감사원은 17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충북교육청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교육감에게 잘못된 수강료 책정으로 학부모에게 부담을 준 학교들을 철저히 지도·감독할 것을 요구했다.
충북의 A초등학교에서는 2011년에 방과후 학교로 영어회화 과정을 운영하면서, 매월 240만원의 강사료가 적정한 교사에게 월 540만원을 지급해왔다.
연간 적정 강사료와 수강생 수, 운영 경비 등을 고려해 강의료를 책정하지 않고, 1인당 수강료를 6만원으로 고정한 뒤 이를 강사에게 전액 지급해 온 탓이다.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사안으로 적발된 4개 학교의 학생들은 학교가 적정 강사료를 지급했을 때보다 월 최소 6400원에서 최대 3만3000원 가량의 수강료를 더 내면서 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B초등학교에서는 방과후 학교로 컴퓨터교실을 운영하면서, 8000만원의 학교발전기금을 기부하는 것으로 민간업체와 계약을 맺어, 결국 학생들의 수강료가 인상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결과 민간참여 컴퓨터교실을 운영하는 학교의 학생들은 주변의 방과후 학교 컴퓨터수업 수강료 1만5000원의 두 배에 이르는 2만8000원을 내야만 했다.
방과후 학교 외부강사 채용시 성범죄 경력 확인을 소홀히 해 아동들이 성범죄 발생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는 사실도 이번 감사를 통해 확인됐다.
관련 법에 따라 아동·청소년 관련 교육기관의 강사를 채용할 때는 성범죄 경력을 조회해야 한다. 그러나 전체 4300여명의 방과후 학교 외부 강사 중 1900명의 강사가 관련 조회없이 채용됐다.
감사원은 "학생들의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운영하는 방과후 학교의 취지를 고려해, 컴퓨터가 부족하거나 자체 운영이 곤란할 경우에 민간참여 교실을 운영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충북교육감에게 철저한 지도·감독을 조치했다.
또 적정 강사료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강사채용 계약을 맺어 학부모의 수강료 부담이 가중되거나, 성범죄 경력조회 업무를 게을리 해 학생들이 성범죄 발생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교육감에게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