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구조조정 없는 합병' 해법 찾기 분주
KB금융, 이사회 반발 상당…24일 이사회 재소집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우리금융지주 인수 의지를 밝힌 가운데 그가 만지작 거리고 있는 히든카드에 대해 금융권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어 회장은 최근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중복점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이 우리금융 인수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인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노조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히든카드를 암시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부 금융권에서는 어 회장의 히든카드가 우리금융 인수 후 일부를 떼내 또다시 매각하는 '제3자 매각' 방식일 거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7일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어 회장이 우리금융 인수 후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공언했는데 정리해고가 없는 합병이 있을 수 있겠냐"며 "우리금융 인수 후 기업금융 등 KB에서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소매금융 등 나머지를 산은금융지주에 재매각하는 '제3자 매각'을 염두해 둔 발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KB금융 산하 국민은행의 경우 은행점포수가 1170개이며, 우리은행은 975개에 이른다.
은행 직원수만 비교해 볼 때 국민은행 2만1627명, 우리은행 1만6500명을 합쳐 총 3만8127명에 달한다. 또 500m 이내 중복 점포는 두 은행(국민은행 1170개, 우리은행 975개)의 총 점포수 2145개의 68%에 이르는 669개에 달한다.
어 회장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다.
KB금융이 우리금융 인수 후 일부를 떼내 산은금융지주에 재매각할 경우 중복점포 문제 등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만 '제3자 매각'은 사실상 우리금융의 해체를 뜻하는 것이어서 우리은행 노조 등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KB금융은 오는 24일 긴급히 이사회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 졌다.
이미 KB금융은 ING생명 본입찰에 대비해 지난 13일 이사회를 개최했으며, 오는 27일 예정된 우리금융 예비입찰 당일 오전에도 이사회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이사회는 4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진행하며 일부 이사들이 우리금융 인수 참여에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하며 격론을 펼친 것으로 알려 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