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세·금융전문가들이 저소득층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중산층 이상의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설계된 연금소득 세제혜택을 서민 중심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저소득 근로자들에게 근로장려금을 지급할 때 연금혜택을 더해 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조세연구원이 17일 서울시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연금소득세제 개편방향 공청회'에 참석한 조세·금융전문가들은 주제발표 및 토론을 통해 저소득층에 대한 연금소득 세제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김진수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현행 연금소득 세부담을 퇴직소득보다 줄이고, 연금소득 분리과세한도를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퇴직일시금이 퇴직연금으로 원활히 전환되도록 연금소득 과세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연금소득이 퇴직소득에 비해 세부담 측면에서 유리하지 않으므로 연금소득 세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금수령자 대부분이 고령자, 노령층이고 그들의 납세협력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연금소득 분리과세 한도인 600만원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퇴직자들의 세부담을 줄이고, 종합소득세 신고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분리과세한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기 전 기존의 개인연금저축의 소득공제 한도가 연간 240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금저축과 합산한 400만원의 소득공제 한도는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상향조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 이후 진행된 종합토론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실제로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이 혜택을 받는 연금소득 세제지원을 저소득층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현 상명대학교 금융보험학부 교수는 "연금소득 세제혜택은 중산층 이하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저소득층 노후생활 보장저축을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고, 현행 연금소득공제 한도 400만원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임병인 충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근로장려금에 더해 저소득 근로자들에게 추가적인 연금 혜택을 주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연금소득세제는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에게만 해당되는 논의이기 때문에 소득계층별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근로장려금을 수령하는 80만 저소득 근로자들에게는 근로장려금 지급시 연금혜택 주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건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득수준이 낮아 개인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들을 위한 개선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후대비를 못한 50세 이상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추가 소득공제를 도입하고, 연금세제혜택이 저소득층에게 보다 많이 가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민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장은 "퇴직일시금보다 안정적인 연금을 늘리기 위해 근로자 퇴직금의 연금수령 의무화도 고민이 필요하다"며 "영국도 과거에 퇴직연금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75% 이상을 연금으로 받도록 의무화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 소득세제과장은 "연금세제 운영시 저소득층을 연금으로 유인할 수 있는 제도를 개발해야 한다는데 공감한다"며 "세제를 포함한 국가 전체 시스템에서 고민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정책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