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신규 순환출자만 해야…참여정부도 그랬다"
홍영표 "왜 전 정권 핑계대느냐…진정성 없어"
대기업에 대한 순환출자 규제를 놓고 여야의 의원들이 언성을 높여가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과거 순환출자까지도 3년의 유예기간 내에 모두 정리해야 한다는 민주통합당과 앞으로 있을 순환출자에 대해서만 금지해야 한다는 여야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민주통합당 대표주자로 나선 홍영표 의원은 18일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경제분야 정당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새누리당이 말로는 재벌개혁을 얘기하고 있지만 진정성에서 믿을 수가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새누리당 대표주자인 유일호 의원의 "무조건 재벌 또는 대기업 집단이 잘못한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책이냐"라며 "과거 순환출자를 통해 재벌총수가 적은 지분을 가지고 대기업을 지배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에 있었던 순환출자까지 모조리 백지화하자는 것은 (안 된다.)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론이었다.
홍 의원은 "재벌에 경제력이 집중하는 문제에 대비했다면 우리 경제가 이렇게 구조적 모순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재벌의 소유구조에 대한 문제 해결 없이 어떻게 경제민주화가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유 의원은 "과거에 이뤄졌던 순환출자를 3년 내에 정리하라는 것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충분히 생각하고 추진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순환출자) 연관이 없어졌을 때 우리 경제가 혼란스럽지 않겠냐"고 맞섰다.
이에 더해 "모든 정부가 재벌의 소유구조에 대해 규제를 하거나 완화하는 정책을 같이 썼었다"며 "이명박 정부만 완화했겠냐. 김대중·노무현 정부도 했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말을 들은 홍 의원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새누리당에서 말할 때는 왜 이전 정부의 핑계를 대느냐"라고 반박했고, 유 의원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을 다 쓴 홍 의원은 답변하지 못한 채 통합진보당 박원석 의원에게 발언권이 넘겼다. 박 의원은 "(순환출자는) 재벌로부터 기업을 뺏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명박 정부는 부자감세로 재벌에게 특혜를 줬는데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 그렇게 할 것이냐"라고 공세를 펼쳤다.
발언권이 주어진 홍 의원은 "새누리당은 10년 전 얘기를 하는데 노무현 정부는 이미 심판받지 않았느냐. 그래서 압도적인 지지로 이명박 정부가 탄생한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전 정권 핑계를 대고 문제 제기를 하면서 실제로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분명한 방침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유 의원은 "고환율 정책을 쓴 것은 반성하고 있다"고 받아친 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박 전 위원장은 아직 예비후보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다만 박 전 위원장이 말한 법인세 (인하 또는 현행 유지는) 경제 성장에 있어서 중요하다. 소득재분배와는 다르다"라며 "(법인세를 인하하면) 재벌총수가 배당을 더 받겠지만 그 총수가 소득세를 더 내지 않느냐"라고 강조했다.
